'생활 역학' 대학 강의실에 펼치다
  • 경남 마산 · 박병출 부산 주재기자 ()
  • 승인 2000.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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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시 진주교육대학 겸임 교수 중에 이색 작업을 가진 이가 있다. 마산에서 송운역학학원을 운영하는 역리사 송운집씨(63). 그가 맡은 '생활역학' 강의는 사회교육원에 개설되어 있지만, 2학점이 인정되는 학부 교양과목이기도 하다. 송씨가 수강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점(占) 치는 법' 따위가 아니다. 오히려 혹세무민하는 자칭 '도사'들을 경계하라고 당부한다.

그는 '타고난 팔자'를 농사에 비유한다. 부모나 환경이 '밭'이라면 거기에 어떤 씨앗을 심어 얼마나 잘 가꾸느냐는 자신에게 달렸다는 뜻이다. 그런 송씨가 요즘 어쩔 수 없이 사주팔자를 써먹는 일이 부쩍 늘었다. 공장과 유흥업소가 많은 마산지역으로 몰려드는 가출 청소년들을 찾아 나설 때이다. '부모 그늘을 일찍 벗어나면 재앙을 만날 운세'라는 사주풀이를 내놓고 집으로 연락하면, 대개는 데리러 온 부모를 따라간다고 한다. 그가 역학을 처음 접한 것은,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젊은 시절 민원인들을 돕기 위해 시작한 한문 공부를 통해서였다. 각별한 대민 봉사로 보국훈장을 받기도 한 그가 20여 년 공부를 통해 깨달은 역학의 근본은 단 하나이다. '콩 심은 데 콩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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