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으로 보는 '한 사형수의 일생'
  • 김은남 기자 (ken@e-sisa.co.kr)
  • 승인 2001.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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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천주교 교회가 배포한 사형수 명단을 훑어보던 서광석씨(46·극단 산맥 대표)의 눈길이 한순간 멈추었다. 김용재. 훔친 차를 몰고 미친 듯이 여의도 광장을 질주해 무고한 인명을 살상하고 그 자신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22세 청년. 천주교 신자로서 사형제 존폐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서씨는 불현듯 이 청년의 일생을 무대에 옮겨보고 싶다는 충동을 강하게 느꼈다.




김용재씨가 죽기 직전에 직접 썼다는 참회록 형식의 일기를 입수하면서 그의 결심은 굳어졌다. 철공소 직공·술집 삐끼·중국집 배달원을 전전했지만 선천성 약시라는 치명적 결함 때문에 1주일을 배기지 못하고 쫓겨나 노숙과 굶기를 밥 먹듯 해야 했던 청년. '이 청년을 살인마로 내몬 우리 사회는 과연 결백한가.' 자책감에 사로잡힌 그는 미친 듯이 연극 대본을 써내려 갔다.


이렇게 완성된 연극 〈아침새는 아침이 없다〉가 11월 1∼10일 서울 명동 마루소극장에 오른다(02-2267-3538). 사형제 폐지를 위한 범종교연합이 주최한 문화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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