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채근하니 혁신 되네
  • 이숙이 기자 (sookyiya@sisapress.com)
  • 승인 2005.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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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리포트] 문서 관리·기록 시스템 ‘e지원’ 구축…국가 통계 인프라 강화에도 매진

 
노무현 대통령(사진)은 ‘혁신’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산다. 특히 공무원들과 만나는 자리가 있으면 “여러분이 노력을 많이 하지만 아직 1등은 아니다”라면서 분발을 촉구한다. 노대통령이 공무원에게 혁신을 강조하는 이유는 공무원의 경쟁력이 곧 나라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취임 초부터 계속된 노대통령의 ‘혁신 채근’이 최근 들어 하나 둘 성과를 내고 있다. 2월23일 청와대가 공개한 ‘e지원(e知園)’이라는 업무관리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녹지원(청와대 안의 정원 이름)에서 이름을 따오고 ‘디지털 지식 정원’이라는 의미를 가진 e지원은 청와대 내부의 모든 업무가 소통되는 온라인 보고·결재·회람 시스템이다. 여기에는 하나의 보고서가 문서 작성자의 손을 떠나 비서관과 수석을 거쳐 대통령에게 이르고, 거꾸로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담아 최초 기안자에게 다시 돌아오기까지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청와대측에 따르면, 노대통령은 이 시스템을 통해 100% 온라인 보고만 받고 있는데, 대면 보고를 할 때보다 업무 처리량과 속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었고, 무엇보다 의사 결정 과정이 투명해진 것이 장점이라고 한다. 이렇게 생산된 온라인상의 모든 공개·비공개 문서는 대통령 임기 후 전문 기록 관리소로 이관될 예정이다. ‘국정기록 유실’이라는 지난 정권의 폐해가 제도적으로 보완되는 셈이다.

문서·기록 관리와 함께 노대통령이 주목하는 또 한가지 혁신 과제는 바로 ‘통계 관리’다. 2월21일 윤성식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은 ‘국가 통계 인프라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각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통계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국가 통계 통합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e지원과 함께 이 역시 노대통령이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은 “통계 자료가 정확해야 이를 근거로 짜는 정책의 품질이 높아진다. 그런데 현실은 깜짝 놀랄 정도로 기본적인 통계 자료조차 축적되어 있지 않아 지난해 10월 노대통령이 보완책 마련을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아무튼 기록·통계·문서 관리 같은 국정의 기본 틀이 이제야 제자리를 찾는 양상이다. ‘혁신 과제’라는 꼬리표를 달아야만 해결될 일이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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