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늪에 빠진 보수
  • 김은남 기자 (ken@sisapress.com)
  • 승인 2005.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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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세상]
 
요즘 보수 진영에서 터져 나오는 파열음이 심상치 않다. 지난 6월15일 서울역에서 치러진 ‘6·15 반역선언 규탄 국민행동대회’(사진)는 반쪽짜리 우파 집회로 치러졌다. 우파의 총본산인 반핵·반김국민협의회 현 6기 집행부(위원장 임광규)가 이 집회에 불참했기 때문이었다. 대신 이 집회를 주도한 것은 전임 5기 위원장 서정갑씨였다.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국민협의회 전·현직 집행부 간에 내부 갈등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4~5월 현 집행부가 일간지에 광고를 내 ‘전임 집행부가 운영비 인계 인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공격한 뒤 양측 모두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것이 주변의 관측이다.

그런가 하면 6월25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인권위원회(위원장 서경석 목사)가 주도해 대학로에서 열기로 한 ‘북핵 반대와 북한 인권을 위한 국민화합대회’를 놓고도 말들이 많다. 특이한 것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그간 서목사와 한목소리를 내온 법륜 스님이 이번 집회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북핵에 강경 대응을 주장하는 서목사에 맞서 법륜 스님이 “그런 식의 대응이 북핵 문제의 실질적 해결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종교인들이 분노를 갖고 집회를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양측의 신경전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한국의 보수는 바야흐로 혼돈의 시기를 통과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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