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가게가 짭짤하다
  • 이경희(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
  • 승인 2005.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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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클리닉] 5~10평 규모의 소형 점포 인기…해산물 주점·핫도그 전문점 노려볼 만
 
초미니 점포가 인기다. 5~10평 안팎의 소규모 점포들은 우선 시설비와 인테리어 비용이 절약되어 투자비가 적게 든다. 따라서 실패해도 손해가 적다. 규모가 작아 혼자 또는 부부가 운영할 수 있어 인건비도 절약된다. 그래서 최근 들어 창업 시장에는 소형 점포에서 할 수 있는 업종이 많이 쏟아지고 있다.

2004년 손바닥 점포에서 최고 히트 아이템은 라면 전문점·토스트 전문점·죽 카페였다. 최근에는 핫도그 전문점·업그레이드 남성 미용실·해산물 주점·테이크아웃 바비큐립·꼬치요리 주점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청년 창업자인 조민혁씨(31세·취바 보라매점 점주)는 평생 꿈이 자기 사업을 하는 것이었다. 경험을 익히기 위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조씨는 창업자금이 빠듯했다. 그런 그가 택한 사업은 생선회 한 접시 3천원, 두부 샐러드 5천원으로 안주 가격 파괴를 한 해산물 주점.

“주점 하면 30평 이상 규모에 투자비도 2억원 정도 들 줄 알았는데 10평 규모에 개설자금이 얼마 안 되는 업종이 있다는 걸 알고 매우 기뻤다”라고 말하는 조씨는 보라매공원 근처에 10평 점포를 얻었다. 개설비는 2천6백만원. 6인용 테이블 1개를 포함해 테이블을 모두 6개 갖춘 이 점포는 초기부터 반응이 좋았다. 오후 5시부터 새벽 3시가 가장 바쁜데, 하루 매출은 70만원선. 조씨는 처음에는 점포가 작아서 매출이 오를까, 인근 대형점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작은 것이 장점이라고 말한다. 접대용 장소가 아니라 친한 사람들끼리 대화를 나누며 가볍게 한잔 하는 장소여서 사람들이 오붓하고 친근감이 간다는 말을 많이 하는 것. 조씨의 다음목표는 6개월 안에 투자비를 회수하고 점포를 확장하는 것이다.

평범한 주부였던 이선숙씨(41세·JB카운티 행신점)는 업그레이드형 남성 미용실을 창업했다. 기존 남성 미용실은 샴푸 등을 하면 별도 비용을 내거나 그런 서비스가 아예 없었다. 이씨가 운영하는 미용실은 앉은자리에서 샴푸까지 원 스톱으로 할 수 있는 특수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는 데다, 가위 컷으로 최신 유행 헤어스타일을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탈모 클리닉의 일환으로 두피 마사지 상품도 준비해 남성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배달 서비스 등 판매 방식 다양화해야

이씨의 점포는 10평 규모다. 손님들을 편하게 하고 작은 점포의 효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미용사들의 동선을 최대한 줄이고 손님도 앉은자리에서 컷부터 샴푸까지 서비스를 받는 과학적인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 개설비는 5천8백만원 선이다.

휴게 음식점 중에서는 테이크아웃 커피점의 뒤를 이어 핫도그 전문점이 인기를 얻고 있다. 5평 이상이면 창업이 가능한 데다 개설자금도 2천5백만~3천5백만 원선이다. 이진숙씨(49세·아메리칸 핫도그 신림점)는 신림동 고시촌에 10평 매장을 얻어 핫도그 전문점을 창업했다. 현재 하루 매출액은 35만원선, 순수익은 월 4백만원 선이다. 점포개설비를 포함한 총투자비는 8천만원이 조금 넘게 들었다. 직원 1명을 두고 운영하고 있는데, 핫도그 전문점은 분식집 등에 비해서 운영이 간편한 편이다. 

이밖에도 소형 점포에서 인기를 얻는 업종들은 테이크아웃 립 전문점과 패밀리레스토랑의 음식들을 가정으로 배달해주는 퓨전 배달 전문점, 초밥 3개 9백원대로 가격을 파괴한 테이크아웃 초밥전문점, 꼬치구이 요리를 판매하는 꼬치구이 주점이 있다.

소형 점포의 장점은 친밀감이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손님과 사업자가 몇 번만 만나면 서로를 훤히 알 수 있다. 또 외식 업종의 경우 친밀감이 강조되는 대중 주점에서 일부러 테이블 크기를 줄여 바싹 붙어앉게끔 유도하는 것처럼 소형 점포들은 고객들 간에도 친밀감이 높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외식업의 경우 규모와 시간에 따라 매출이 좌우되는데 오피스 거리의 한식집이 소형점포라면 한꺼번에 손님이 몰리는 점심시간에 올릴 수 있는 매출이 한계가 있다. 이런 이유로 소형 점포는 판매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 테이크아웃, 배달 서비스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 또 점포를 얻을 때 테라스형을 얻어 점포 앞의 공간을 활용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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