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보듬은 생명사상
  • 이문재 기자 ()
  • 승인 1991.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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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글모음 《타는 목마름에서 생명의 바다로》
 70년대 독재정권과의 투쟁이 ‘타는 목마름’이었다면 80년대 중반 이후 그의 세계관은 ‘생명의 바다’로 나아간다. 최근 시인 김지하씨(본지 객원칼럼니스트)가 펴낸 《타는 목마름에서 생명의 바다로》(동광출판사)는 그의 환경선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양심선언>《밥》에서 비롯되어 80년대를 지나면서 더욱 커진 생명사상의 부피를 읽을 수 있다.

  84년의 《밥》이후 5년간 그가 보여준 문학은 ‘抒情에의 가라앉음’으로 읽혔다. 그러나 그 서정은 찢기며 살아온 날, ‘죽임’으로 가득찬 세계와 부딪히며 생겨난 울화를 직관과 상상으로 보듬어 안았고 마침내 ‘갈증’과 생명사상의 간격을 넉넉하게 메웠던 것이다.  이 책은 시론과 강연·세미나 등에서 발표한 글을 모두 3부로 엮었다. 1부는 그가 생명사상을 만나게 된 배경과 생명사상의 핵심 및 당위성 등에 관한 서술을 비롯 통일에 관한 생각, 우루과이라운드 위기의 극복 방안 등을 실었다.

  2,3부에서는 환경오염 환경파괴 인간성 상실 생명파괴 등 현대문명 증후군을 다각도로 진단한다. 현대문명을 낳은 서양의 기계론적 이분법의 세계관을 비판하고 이를 극복하기 의해 생명사상의 현실화가 절실하다고 밝힌다. 현대문명의 병리현상과 생명운동 사이에, 지금까지 전개되어온 환경운동뿐 아니라 빈민의료운동을 비롯 학생 노동 통일 여성운동 등에 대한 비판과 대안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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