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대륙 적시는 한국인의 땀
  • 글 조용준 특파원 ()
  • 승인 1990.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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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서해안 4개국 현지취재 / 지구 반대편의 억척인생들

 거대한 아프리카 대륙은 깊은 숨을 쉬며 누워 있었다. 파리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지중해를 지나 아프리카 상공을 지나는 동안 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광막하게 펼쳐져 있는 검은 밀림과 굵은 동아줄처럼 굽은 강의 일부분이 시야에 들어왔다.

 밤 10시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의 아비잔 공항 활주로에 내려서자 뜨거운 공기가 불어와 온 몸을 휘감았다. 공항 건물만이 뎅그러니 환한 불을 던지고 서있을 뿐 주위는 온통 어둠뿐이었다. 어수선한 입국 수속을 마치고 우글거리는 짐꾼과의 몸부딪힘을 피해 간신히 공항을 나서자 얼굴을 분간할 수 없는 아프리카인들의 군상이 나타났다. 멀리서 들리는 박쥐떼의 울음소리는 밤의 고요와 적막을 더하는 효과음인 듯했다.

 사하라 사막 남쪽의 이른바 ‘블랙 아프리카’는 섬처럼 띄엄띄엄 흩어진 도시들을 제외하면 아직도 밖으로 향한 문이 닫힌 땅이다. 이 미지의 검은 대륙에서 온몸으로 뛰는 한국인들이 있다.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고 여덟개의 시간대를 지나 꼬박 20여시간을 날아와야 하는 이 먼 곳에서 그들은 억척같이 싸우고 있다. 이기는 사람도 있고 넘어지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가 미개척지에서 도전과 위험에 기꺼이 맞서는 개척자들이다. 검게 탄 그들의 얼굴을 찾아 꿋꿋한 한국인의 의지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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