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 책 펴낸 노랑머리 ‘순천 촌놈’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6.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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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인요한
 
인요한 세브란스 국제진료센터 소장(48)은 자신을 “전라도 순천 촌놈 인요합입니다”라고 소개하곤 한다. 1997년 의료 지원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을 대 북한군 장교가 “조선말을 참 잘하십네다”라고 감탄할 정도로 영락없는 전라도 사내다. 최근 에세이 <내 고향은 전라도 내 영혼은 한국인>을 펴냈다.

그의 고향은 전라도 순천. 그는 순천을 ‘지구의 중심, 우주의 중심’으로 부른다. 어린 시절 개주쟁이로 ‘매곡동의 짠이’로 불렸다.

의사로서 평탄한 삶을 살아왔을 것 같은 그에게도 한국 현대사는 화인처럼 남아있다. 청년 시절, 광주민주화운동 때 외신기자와 시민군 사이에서 통역을 담당해 추방 명령까지 받고, 정부로부터 감시를 받게 된다. 지금도 광주에 갈 일이 생기면 반드시 도청 앞 광장을 둘러본다고 한다.

인요한씨는 “내 피 속에 흐르는 한국인의 기질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그의 기억 속의 진짜배기 한국 사람은 삶이 힘들어도 넉넉한 웃음을 잃지 않는 이들이었다. 북한에서 본 글귀에서도 그는 한국인의 원형을 발견했다. 바로 “가는 길은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는 표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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