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상품, 세일즈만 잘하면 된다"
  • 김행 편집위원 ()
  • 승인 2007.01.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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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캠프' 조용택 언론특보/"많은 자원봉사자도 경쟁력"

 
손학규 전 지사의 캠프는 최근 여의도에 공보팀 사무실을 열었다. 상주 인원은 8명. 이와 별개로 대외협력실·사이버실·전략기획실·정책실 등이 있는 충정로 사무실에는 20여 명이 상주한다.
조용택 언론특보는 “어차피 경선이 조금 늦어지지 않겠어요?”라고 반문한다. 여권 후보가 정해질 때쯤이 적당한 시기라는 것이다. 너무 빨리 정해지면 후보가 흔들리게 되고 신선감도 떨어져 흥행 면에서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여유 있어 보이는 캠프 분위기이다.

한나라당 ‘빅 3’ 가운데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이 좀처럼 뜨지 않는데?


액션 플랜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그래도 국회보좌관이나 중소기업인, 교수, 기자 등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1등 아닌가? 분명한 콘텐츠를 갖고 있고 본선 경쟁력이 가장 높은 후보다. 아직 손 전 지사를 알리는 홍보 전략이 미흡했을 뿐이다.


캠프의 홍보 전략은?


손 전 지사가 100일간의 민심 대장정을 마쳤을 때, 마침 북핵 사태가 터져 언론의 이목을 받지 못해 아쉬웠다. 그러나 본인은 ‘민심의 바다’에서 백성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었고 숙식을 함께 하며 동고동락한 것을 ‘하늘은 안다’고 했다. 여하튼 민심 대장정은 보통 사람에게 손 전 지사를 제대로 알리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전략은?


노무현 대통령도 경선 승리라는 모멘텀을 통해 급부상했다. 손 전 지사에게도 언제 어떤 식으로 모멘텀이 올지 모른다. 상품이 좋기 때문에 세일즈만 잘하면 된다. 현미식초를 기능성 건강 음료의 최강자로 변신시키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페트병 건강 음료를 출시해서 대박을 냈듯이, 오히려 인기가 고공비행하다 갑자기 추락하는 경우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여하튼 지지율을 올리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대응 전략은?


이 전 시장은 큰 비전이나 철학이 아닌 단 한번의 이벤트성 정책에 너무 집착한다. 예를 들면 경부 대운하라든가 신혼부부에게 아파트 한 채씩 공급한다는 것 등이다. 문제가 있는 공약임에도 단타 위주의 공약으로 이슈 메이킹에 성공하고 있다. 이미지 메이킹의 성공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손 전 지사도 이미지 메이킹을 하면 되지 않나?


솔직히 지금까지는 이미지 메이킹이 성공적이지 못했다. 지금까지는 부드럽다, 유약하다, 카리스마가 없어 보인다 등의 평가가 일부 있었는데 그간 손학규의 행보를 보면 당의 ‘줄 세우기’를 비판하고, FTA 체결에 대해서도 땅은 좁은데 인구가 많고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수출 외에는 먹고 살 것이 없기 때문에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용기 있게 말했다. 핵 문제에 대해서도 정파 간의 이해득실을 떠나 한민족의 존망이 걸린 핵 문제를 남북 정상이 만나 해결해야 하며 정치적으로 해결하지 말라고 당부했었다. 표만 생각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용기 있게 발언한 것이다. 이런 점이 부각되도록 카피라이터도 영입하고 이미지 메이킹 전문회사에 의뢰도 할 참이다. 결국 언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지 않겠나?


3위 후보인 만큼 당내 세력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 아닌가?


국회의원 배지를 단 사람들을 줄 세우기 하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내놓지는 못하지만, 심정적으로 지지하는 의원들은 많다고 본다. 그리고 이제는 사람과 돈 선거가 아니다. 그동안 자발적 자원봉사자가 많이 생긴 것도 고마운 일이다.


 
이재오 의원에 대해 이명박 전 시장에게 줄서기를 한다며 비난했었는데.


혹시 당 내분으로 비칠까 봐 더 이상의 비난은 자제하고 있다. 여하튼 이재오 최고위원이 이전보다는 현저히 조심하고 있지 않나?


현재 1위 후보가 상당히 앞서는 가운데 2, 3위 후보의 연대설이 나오고 있다.


정치판은 생물이고, ‘가능의 정치’다. 그런 상황이 올 것인지 아닌지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 단 지금은 아니다. DJP 연합이라든가 3당 합당처럼 전혀 예기치 못한 상대와 합종연횡도 하는 것이 정치이지만, 일단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믿는다. 세일즈만 잘하고 탄력을 받기만 하면 된다. 국민들도 결국 ‘노래 잘하는 가수를 실력 있는 가수’로 인정할 것이다.


손학규+범여권 시나리오도 나오는데.


우리는 분명한 원칙을 갖고 있다. 첫째, 한나라당 테두리에서 후보 경선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둘째, 차차기는 없다. 단지 여당이 너무 흔들리면 한나라당도 영향을 받아 깨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손 전 지사의 경쟁력과 취약점을 든다면?


측근들에게는 영웅이 보이지 않는 법이다. 그런데 손 전 지사는 장점만 보이는 사람이다. 상품성이 최고다. 지사 재임 4년 동안 약 77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는데, 이는 그동안 전국적으로 100만 개 일자리가 창출된 것의 4분의 3에 해당한다. 파주 LCD공장을 유치할 때는 대통령의 협조와 해외 투자까지 이끌어냈다. 본선 경쟁력에서 강력한 요인이 아닐 수 없다. 또 이념적으로 중도 보수의 틀을 넘지 않는 인물이지만, 한나라당 주자들 중 유일하게 개혁을 바라는 정치 집단을 품을 수 있는 외연이 넓은 인물이다. 취약점이라면 ‘언더 독(Under Dog:절대 강자가 우위를 점하는 상황에서 약자에게 연민을 느껴 지지하게 되는 것)’ 주자라는 것이다. 모든 관심이 아무래도 1, 2위에 몰리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


그렇다면 세일즈만 잘하면 된다는 말인가?


경선까지는 앞으로도 최소한 3∼4차례의 업 다운이 있을 것이다. 외부 요인이 너무 많다.  여당에서는 2월쯤 정계 개편의 빅뱅이 있을 것으로 본다. 선거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것이다. 박 전 대표의 지지율도 몇 달 전만 해도 1위였다. 계기만 잡으면 결국 대통령은 ‘하늘이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도 예측할 수 없는 정치권 빅뱅의 요인이 너무 많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극적인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박 전 대표는 후보 검증론을 들고 나왔는데?


후보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우리가 앞장서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이 정권이 5년을 더 집권하면 국가가 불행해진다. 자칫 한나라당이 연속 세 차례나 대선에 패해서 15년을 계속해 야당을 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 만일 어느 후보가 재산 형성 과정이나 사생활에 흠이 있으면 일반 유권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후보에게 상처를 낼 수도 있다. 단순히 도덕성뿐 아니라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해낼 수 있는 능력, 국가 통합력, 지역갈등 해소 능력 등이 종합적으로 검증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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