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흐름 읽으면 돈이 보인다
  • 왕성상, 홍선희 편집위원 ()
  • 승인 2007.02.05 15: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블류슈머 잡을 '6대 유망 상품, 사업'/차별화, 틈새 시장 공략이 성공 비결

 
'이동족' 필수품에 주목하라

대기업 홍보실에 근무 중인 김 아무개 대리(32)는 경기도 분당 집에서 서울 역삼동 회사 사무실까지 지하철로 다닌다. 승용차가 있지만 출·퇴근 러시아워 때 길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기 때문이다. 새해부터 지하철로 오가는 김대리의 호주머니와 가방 속에는 여러 이동형 전자 제품이 들어 있다. 휴대전화·DMB(이동 멀티미디어 방송) TV·PMP(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무선 헤드폰 등 네 가지나 된다. 어떨 때는 노트북도 들고 다닌다. 짬짬이 업무와 관련된 뉴스를 듣고 영어 회화 공부를 하는 데 활용되는 기기들이다. 전철에서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 집 문을 나서면서부터 따지면 20분 정도 더 걸린다.

 
김대리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다니는 직장인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보다 오가는 시간은 더 걸리지만 이동하면서 즐기는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다. 이동형 엔터테인먼트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고 관련 프로그램들도 줄을 잇는다. 블루슈머의 하나인 ‘이동족’들을 상대로 한 것들이다.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는 셈이다.  
통계청 조사 결과 2004년 10세 이상 국민들의 하루 평균 이동 시간은 1시간40분. 1999년보다 5분 늘어났다. 건강관리를 위해 걷는 시간도 그만큼 길어졌다. 그 무렵 10세 이상 인구가 4천2백만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 전체의 하루 평균 이동 시간은 5년 만에 3백50만 시간이 불어났다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이동 중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상품·업종들이 각광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는 기본이고 DMB TV·PMP·휴대용 게임기·무선 헤드폰·아이팟(i-pod)·MP3 등 다양하다. 차 안에서 걸으면서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제품들이 수두룩한 것이다. 움직이면서 방송 청취·음악 감상·영화 보기·외국어 공부·게임 즐기기가 가능해졌다. 심지어는 인터넷 검색, 메일 주고받기까지 가능하다.
대전시가 지난해 영업용 택시 운전사에게 와이브로 무선 컴퓨터를 제공해 손님들이 직접 이용해보도록 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정보화 사회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대전시가 현장감 있게 취한 조처여서 눈길을 모았다.


“이동형 엔터테인먼트 시장 급팽창할 것”


이동족 블루슈머 등장에 따라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아무래도 기업들이다. 전자 회사·정보통신 회사·컴퓨터 업체 등이 대표적이다. 새 제품을 내놓거나 성능이 더 나아진 것들을 선보이고 있다. 경소단박(輕小短薄)형에다 첨단·복합 기능까지 갖추었다.
아이리버에서 내놓은 2.2인치 포켓TV ‘B10’은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 중 가장 작은데도 깨끗한 화질로 주목되고 있다. 오는 6월 선보일 ‘블루핀(blufin)’은 4.3인치 화면으로 방송 시청은 물론 PDA·PMP·GPS·인터넷·MP3 플레이어·라디오·카메라·녹음기·일반 노트북 기능을 겸하고 있다. 일종의 만능 해결사 노릇을 하는 전자 제품이다.   
KTFT의 경우 올 들어 첫 휴대전화로 동작 인식 센서가 들어 있는 DMB폰 EVER 360(모델명 EV-KD370)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휴대전화 움직임을 감지하고 동작을 인식할 수 있는 센서가 장착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휴대전화를 기울이면 화면이 자동으로 움직여 언제든지 정상적 화면을 볼 수 있다. 또 MP3 재생 도중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휴대전화를 2~3회 흔들어주면 다음 곡이 연주되는 등 사용자에게 특별한 재미와 편리함을 주고 있다. 삼성테크원은 여행·레저 인구가 느는 점에 착안해 최근 다양한 컨버전스 기능을 가진 디지털카메라 신제품 VLUU i7·L74WIDE·NV11을 시장에 내놓았다.
지하철 이동족을 대상으로 한 무료 신문 등장도 블루슈머와 관련된 새 현상이다. 서울 시내 전체 지하철 노선에 6개 무료 일간 신문이 주5일 깔리고 있다. 배달 인력 시장·광고 시장이 형성되고 기사 경쟁도 치열하다. 이 밖에도 차량용 소형TV, 어학 교재 및 테이프, 지하철 차량 및 기차 안의 동영상 광고 등도 이런 흐름을 타고 생겨난 것들이다.
전문가들은 “수치로 계산할 수는 없지만 국민소득 수준 증가와 지식 정보화 사회를 맞아 이동형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다”라며 단순한 정보·재미를 주는 차원에서 벗어나 움직이면서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는 종합 영역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경호, 방법 산업 '눈에 띄네'


서울 도화동에 있는 경호 전문 회사 (주)퍼스트레이디에는 경호와 관련된 문의가 늘고 있다. 주요 고객은 정계·재계·연예계 등에서 일하는 독신녀들과 국내외 남녀 VIP들이다. 남성 고객 위주에서 뉴 트렌드에 따라 생겨난 일종의 블루슈머들인 셈이다. 2005년 한 해 100여 곳이었던 클라이언트(경호 의뢰 고객)가 지난해는 2백여 곳으로 불었다. 경호 종류도 신변 보호 경호를 비롯해 생활 경호, 차량 경호, 출장 동행 경호, 팬 사인 행사 경호 등으로 다양해졌다. 50여 명의 직원으로는 일손이 달릴 정도다. 시설 보안, 주주총회 경비, 재건축·재개발 조합 총회 경비 등의 요청도 적지 않은 까닭이다.  
고은옥 대표이사(30)는 “이혼 증가로 법정에 동행하거나 남편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여성들의 경호 요청이 늘고 있다. 국내 광역시와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에서 지사를 운영 중이다”라고 말했다.
여성 전문 경호회사로 유일한 이곳은 여성 블루슈머를 주 대상으로 파고들고 있다. 스토킹 피해자, 집단 따돌림당하는 학생, 부잣집 자녀들도 자주 찾는다. 지난해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피습 사건 이후 경호를 요청하는 여성 정치인들이 줄을 이었다.
강간·살인 등 강력 범죄가 날로 늘어나면서 15세 이상 여성 중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67.8%에 이른다는 통계가 발표되기도 했다. 특히 국내 전체 가구 수의 11%인 혼자 사는 여성들의 두려움은 더하다. 경찰청 백서에 따르면 2005년 전체 범죄 발생 건수는 1백73만3천여 건. 전년도보다 건수는 12% 줄었지만 살인 등 5대 범죄는 오히려 7% 늘었다. 이 가운데 성폭행은 5% 이상, 절도는 21% 증가했다.


경비·경호 업체 2천7백여 개, 시장 규모 4조원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연예인·정치인 등 일부 특수층의 전유물이던 경호원 고용이 퍼스트레이디 사례처럼 일반화되고 있다. 급속한 사회 발전과 경기 침체로 강력 범죄가 늘고 있어 사설 경호업체를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다는 것이다. 예전에 인기를 모았던 KBS TV 주말 드라마 <보디가드>는 민간 경호 산업에 바람을 일으켰다. ‘현실과 다소 다른 느낌의 드라마이긴 하나 민간 경호원들의 존재 가치를 일깨우는 기회가 되었다’는 평이다. 
국내 순수 경호 전문 업체 수는 2백여 개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민간 경비업체까지 합치면 2천7백여 곳으로 불어난다. 연간 시장 규모는 4조원대이며 관련 종사자는 11만7천여 명. 전문가들은 “이 추세라면 2015년에는 4천5백개 업체에 20만명대로 불어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 사례로 볼 때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리라는 전망이다.
민간 경호 회사 소속 여성 직원을 대리 운전자로 쓰는 기업인이 생겨나는 것도 그런 흐름과 관련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호원·운전기사·비서 역할까지 겸할 수 있어 경호 회사 여성 직원들이 상한가를 치고 있다”라며 경호 시장을 밝게 점쳤다.   
경호업 못지않게 블루슈머들을 겨냥한 방범·보안 용품 산업도 뜨고 있다. 인터넷 경매업체 옥션의 경우 호신용품 판매가 지난해 9만2천여 건으로 3년 전보다 6배 늘었다. 한 회사 관계자는 “발바리 사건, 화성 연쇄살인 사건 등이 보도되는 달에는 여성들의 구매 건수가 앞 달보다 1.5~2배쯤 늘어난다”라고 말했다. 여성 고객들이 유사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가스총, 전기 충격기, 자극성 스프레이 등을 서둘러 마련한다는 얘기다.
이 밖에 무인 경비 서비스업, 디지털 도어록 제조업, 휴대전화 호신 서비스업, 위치정보 사업 등도 블루슈머를 대상으로 부각되는 업종들이다. 대학의 경호학과와 경호 관련 단체·기관, 전문 사이트, 출판사들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충분한 시장이 있고 수요가 계속 생겨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업체 난립으로 인한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규모를 갖춘 몇몇 회사를 빼고 대부분 영세하고 가격 덤핑, 서비스 부실이 생겨나고 있다.
고은정 퍼스트레이디 사장은 “중요한 것은 회사 공신력이다. 경호를 맡기기 전에 회사 규모, 서비스 내용과 질을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침 굶는 20대 노려라

통계에 따르면, 20대 한국인 2명 중 1명(49.7%)이 아침 식사를 거른다. 혼자 사는 젊은이들이 늘고 건강을 중시하는 사회 흐름에 따라 아침 식사의 영양학적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어 아침 식사 대용 식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노점업으로 분류되었던 토스트 업종이 석봉토스트와 이삭토스트라는 업체의 약진에 힘입어 로드 숍으로 진입한 것이 수년 전 일이다. 
평일 오전 8시가 지나면 서울 남산길의 한 편의점에는 20대 후반의 젊은이들이 진열대에 놓여 있는 군것질거리 앞을 기웃거린다. 근처에는 애니메이션·출판·디자인 계통의 소규모 사무실들이 몰려 있고, 이곳에서 일하는 캐주얼 차림의 젊은이들이 사발면·어묵 같은 뜨거운 스낵을 간이대에 서서 먹거나 손에 들고 일터로 들어간다.
편의점인 패밀리마트에서는 삼각 김밥이 많이 팔리고 있다. 개당 7백원으로 하루 전국 판매량은 약 50만 개. 곧 질을 높인 8백원짜리 삼각 김밥을 선보일 계획이다.
대형 커피 체인점과 대기업 계열의 외식 업체들이 ‘아침 사양족’을 겨냥해 새 메뉴를 내놓고 있다. 매장 운영 시간을 앞당기며 출근 시간대에는 값을 깎아준다.
던킨도넛은 올 들어 ‘아침&베이글’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 강남 테헤란로 매장에서는 오전 시간대에 3백여 개의 베이글이 팔린다. 지난해보다 세 배나 늘어난 것이다. 한국맥도날드는 2월부터 ‘맥모닝’을 전국 매장으로 확대해 팔고 있다. 롯데리아도 서울역점에서 시범적으로 선보였던 아침 메뉴를 전국 39개 매장에서 새롭게 판매한다. 롯데리아측은 “오전 6시부터 문을 여는 매장과 아침 메뉴 수를 계속 늘려갈 것이다”라고 말한다.
식음료 회사들도 아침용 건강 음료, 즉석 죽, 컵 수프, 포장용 조각 케이크, 생식용 두부 등을 경쟁적으로 팔고 있다. ‘고소한 아침 두유’를 내놓은 해태음료에 따르면 전반적 경기 침체 속에서도 아침 식사 대용 음료의 매출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한다.
심효섭 스낵박스 사장은 시대 흐름을 빨리 잡아 간편하면서도 칼로리가 낮은 웰빙 아침 식사를 배달해 시장을 개척했다. 2005년에 세워진 이 회사는 매일 3백명에게 식사를 배달하고 있다. 주 메뉴는 과일 도시락과 샐러드. 고객 수와 매출액이 1년 전보다 3백% 늘었다.


생계형 ‘나 홀로 업소’는 허덕


블루슈머를 대상으로 한 업계의 이런 움직임에 다양한 반응들이 생겨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먹을거리가 생겨 좋아하지만 생계형 ‘나 홀로 업소’들은 힘겨워하고 있는 것이다.
장숙자씨(62)는 1990년대 초 ‘캐리아웃’이라는 상호로 서울 도심의 자투리 공간에서 참치 샌드위치·햄 샌드위치·칠리 핫도그 샌드위치 등을 팔기 시작해 경쟁력 있는 맛과 값으로 출근길 직장인들의 발길을 끌었다. 하지만 지난해 그녀는 장사를 접었다. 경쟁자들이 많아졌고 자신이 지켜왔던 낮은 값으로 임대료를 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서울 재동 현대그룹 사옥 옆 이동식 가게에서 7년간 계란 샌드위치를 팔던 함헌씨(63) 부부도 가게를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브랜드 커피점과 스낵·식음료 업체들이 생계형 영세 상인들을 밀어낸 것이다.  

스트레스 줄여주면 '대박'

지난 1월23일 서울 명동 밀리오레 앞에서 여성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색 이벤트가 열렸다. 행사 제목은 ‘스트레스 풀고 샴푸도 받기’. 생활용품 업체인 애경이 샴푸·린스 신제품 ‘케라시스 두피 클리닉 후레쉬 업’ 출시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였는데, 수백 명이 참가했다. 대형 전자 망치로 타격대를 내려치면 점수판에 숫자가 나타나고 그에 상응하는 제품을 주는 일종의 스트레스 풀기 현장이었다. 옆에서 지켜보는 관중도 덩달아 흥이 난 모습이었다. “재미도 있고, 스트레스도 풀리고, 선물도 받아 아주 기분 좋다”라는 것이 행사 참가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애경이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애경처럼 제품 홍보 기획성이 가미된 스트레스 풀기 행사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폐차 부수기, 두더지 머리 때리기, 접시 깨기 등 별난 이벤트가 펼쳐져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터에서, 집에서 정신적 피곤함을 느끼는 직장인들이 그만큼 많다는 증거이다. 경쟁이 심한 업종의 중간 직급이,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분석이다. 
2004년 국민 생활 시간 조사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2천2백56만명 가운데 89.1%(약 2천10만명)가 일과 후 피곤함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10명 중 9명 가까이가 직장일로 스트레스를 받는 ‘피곤한 직장인(Weary Worker)’이라는 것이다. 이는 1999년 85.4%보다 3.7%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늘고 스트레스받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과 업종, 사업체들이 느는 것도 이런 현상을 뒷받침한다. 이직자들의 일자리를 전문적으로 알선해주는 취업 회사, 스트레스 해소 제품, 정신적 긴장을 풀어주는 서비스 업소들이 잇달아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대학에서 스트레스 풀기와 관련된 강좌까지 개설되기도 한다.


‘김부장 똥침 볼펜꽂이’가 날개 돋친 까닭


얼마 전 G마켓이 개발한 이색 볼펜꽂이는 피곤한 직장인들을 겨냥한 제품으로 유명하다. ‘김부장 똥침 볼펜꽂이’라는 이름의 이 제품은 엉덩이에 펜을 꽂는 모양으로 최근 한 달 동안 9백 개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볼펜을 꽂을 때의 통쾌함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아파서 인상 쓰는 ‘김부장’의 표정이 웃음을 자아낸다. 
인기가 높은 차 전문점, 마사지 숍, 스파, 요가, 아로마테라피, 팬션 여행, 스트레스 클리닉, 이색 레저 상품의 주 고객층도 이들 피곤한 직장인이다. 정신수련원, 요가, 선원 등도 마찬가지다. 그룹사 등 큰 기업들이 몰려 있는 대도시 중심가와 사업체가 많이 들어선 대로변의 사우나, 마사지 업소, 안마 시술소, 헬스클럽 역시 부근 직장인들로 성업 중이다. 일부 대형 업소는 고급 인테리어에다 예쁘고 몸매 좋은 여성 도우미들까지 배치해 고객을 끌어들인다. 미인계를 동원한 판촉전도 치열하다. 연간 회원제, 월간 티켓제 등 다양한 회원제를 운영하며 열띤 마케팅 전쟁을 펼친다. 더러는 선물 공세로 집단 회원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영업이 잘 되는 곳에 권리금이 붙고 값이 뛰는 것은 당연한 일. 이런 업소를 전문적으로 알선해주는 부동산 중개업소, 웹사이트, 정보자료 제공 회사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블루슈머와 같은 새 고객층이 생겨나면서 일어나는 일종의 뉴 트렌드이자 경제 현상이다.
‘피곤한 직장인’들의 또 다른 특징은 운동 열풍을 선도하는 주력 부대라는 것. 문화관광부가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소장 김선진)에 맡겨서 한 ‘2006년 국민 생활체육 활동 참여 실태조사’ 결과 전국민의 20.5%가 운동 및 스포츠 활동으로 여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20년 만에 운동이 TV 시청(18.1%)을 앞질렀다는 사실이다. 피로와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직장인들의 치열한 노력은 생활 패턴까지 바꾸어놓았다.
서울 여의도·강남·양재동, 경기도 분당 서현동 등지의 스포츠센터에는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의 회원들로 붐빈다. 수영장·골프 연습장 등 운동 공간은 물론 호텔 수준의 고급 식당도 함께 있어 그곳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건강관리도 하며 친목도 다진다. 
전문가들은 “주5일제 시행 후 직장인들의 육체적 노동 시간은 줄었지만 피로도는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블루슈머들의 본격 등장으로 스트레스 해소 산업은 날로 커질 것이다”라고 내다보았다. 

'워킹맘'의 맘 잡아라

 
경기 침체와 고용 불안 등으로 30~50대 일하는 엄마들이 최근 6년 사이 16% 이상 늘어났다. 이와 함께 만 3세 이상의 아이들을 돌봐주면서 교육하는 에듀시터(Edu-Sitter), 아이들을 돌봐주고 놀아주는 플레이튜터(Play Tutor), 로봇  청소기, 지능형 가전제품 등이 일하는 엄마의 수요를 충족시킬 서비스와 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은 아이들의 본능적 요구를 해결해주는 것뿐 아니라 지식을 심어주고 정서적 교감을 나눠주는 등 전문화·차별화한 서비스-영어 베이비시터, 학습 베이비시터, 플레이시터, 학습 관찰자 등을 앞세워 ‘워킹맘’이 지갑을 열도록 유도한다.
바쁜 엄마들을 대신해 예전에는 취업 주부의 친정 어머니나 여자 형제들이 유아원 혹은 학부모 모임에 대리 참석했으나 최근에는 그 자리를 역할 대행 도우미들이 차지하고 있다.
남의 아이를 가르치는 일을 하는 송정연씨(34)는 부모와 함께 해야 하는 놀이 프로그램에 참가시킬 때 이런 서비스를 이용한다. 하루 엄마 노릇을 대신할 도우미 정영옥씨는 미리 송씨 집을 방문해 아이와 얼굴을 익히고 친근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정씨는 “아기가 하루 종일 엄마의 부재를 느끼지 않을 만큼 아기하고 충실히 놀아주는 엄마의 마음으로 일한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경향을 겨냥해 베이비시터코리아는 홈페이지를 통해 하룻밤이라도 아이와 떨어져 있기 싫어하는 엄마들이 지방 여행이나 출장 때 현지에서 베이비시터를 이용할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같은 대행 서비스에 부모 모시기를 의뢰하는 취업 주부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사는 김신지씨(45)는 홀로 사는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아버지를 병원에 모시고 가서 접수부터 진료 과정을 가족처럼 도와주는 도우미를 활용한다. 큰 병원 안에는 뭐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힘들게 걸어다녀도 창구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데 아들 같은 이가 다 알아서 안내해주니까 부모님도 대만족이라고 한다.
정정임씨(55)는 1주일에 한 번씩 친지의 어머니를 모시고 식사를 하고, 고궁을 산책하거나 영화를 보여드리고 댁으로 모셔다 드린다. 남을 도우며 용돈도 벌 수 있어 ‘일석이조’이다. 서울 송파구 성내동에서 주희미용실을 운영하는 유귀례씨(61)는 시간에 쫓기는 워킹 맘들을 위해 새벽 일찍부터 머리를 만져준다.
일하는 엄마들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 업종은 갈수록 늘어나고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살 빼주면 지갑은 '뚱뚱'

최근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미녀는 괴로워>는 비만으로 상처받는 뚱보 아가씨의 사랑 이야기를 코믹하게 담았다. 어른이나 어린이나 비만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사회 분위기를 그렸다.
병원·건강 클리닉·한방 병원·제약 회사·건강식품 업체가 저마다 비만인 혹은 스스로 비만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타깃으로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인터넷 도메인에도 ‘지방’ ‘팻’ 같은 단어를 사용해 인터넷 사용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복부 비만·하체 비만·굵은 종아리 등 부위별로 시술 및 치료 방법도 다양해졌다. ‘배둘레햄’으로 고민하던 중년 여성들이 주요 고객이었던 지방흡입 시술 전문 의원들이 고객 대상을 바꾸어서 달라붙는 팬츠를 선호하는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허벅지를 날씬하게 할 수 있다고 유혹한다. 한방 병원에서도 감량·식습관 교정을 내걸고 입원 치료 상품을 판매한다. 비만·피부·노화 방지를 전문으로 하는 한의사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여러 곳에 분원을 내는 등 기업화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상당수 부모들은 여름이나 겨울방학을 이용해 아동 병원에서 주최하는 비만아 프로그램에 자녀들을 참가시킨다. 올해에는 동작구의  ‘비만 탈출 1080’ 등 서울의 25개 구를 비롯한 상당수의 지자체가 어린이 비만 해소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업계에서는 더 이색적이고 소비자의 감성에 맞춘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불면증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식욕 억제제가 출시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성분의 식욕 억제제가 이미 미국 및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처방되고 있어 앞으로 기존 처방의 대안으로 유사한 제품들이 출현할 것이라고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예측했다.
줄넘기로 몸무게를 줄이려는 이들을 위해 기능이 향상된 줄넘기가 선보이기도 했다. G마켓은 ‘디지털 다이어트 줄넘기’를 내놓아 주당 4백 개 이상 팔려나가고 있다. 시간 조절 기능과 카운트 기능은 기본이고 줄넘기 운동으로 감소된 칼로리와 지방을 자동으로 계산해 알려준다. 지방 분해를 돕는 식음료의 무게는 물론 영양소와 칼로리까지 알려주는 ‘영양 측정 저울’ 등 비만 억제 상품들이 온라인 쇼핑몰에 다양하게 나와 있다.
이 밖에 <행복한 밥상> <위대한 밥상> 같은 먹을거리를 다룬 책들도 서점가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