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면사포가 '연기'까지 가리랴
  • JES ()
  • 승인 2007.03.1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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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배우와 영화 흥행의 상관 관계

 
톱 여배우가 영화 개봉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결혼 발표를 한다면? 과연 그 영화는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최근 글래머 스타 한채영이 오는 5월에 결혼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영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씨네2000, 정윤수 감독)를 촬영 중인 그녀는 크랭크업 시점인 5월 이후 결혼할 계획이다. 영화사는 그의 결혼 발표로 인해 여기저기서 영화에 대한 문의 전화를 빗발치게 받고 있다. 그러나 싫지만은 않은 눈치다.


 
잘나갈 때 결혼해야 돼?


과연 여배우의 결혼으로 관심을 받은 영화들은 흥행에도 성공할 수 있을까?
스타는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존재다. 때문에 대중에게 잠시 잊혀져 있는 휴식기보다는 작품을 다 마친 후 개봉을 기다리는, 즉 대중의 관심이 높아질 시점에 결혼 발표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초의 연예인 커플인 신성일-엄앵란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1964년 영화 <맨발의 청춘>이 공전의 히트를 친 후 결혼했고, 곧이어  <불량소녀 장미> <적자인생> 등을 예정대로 선보였다.
지난 3월11일 비밀 결혼식을 올린 전도연의 경우도 여배우로서 정점에 올라 있을 때 결혼을 발표한 것이어서 더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5월17일 개봉하는 차기작 <밀양>은 전 문화관광부장관 이창동 감독이 4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충무로 복귀작이라 이미 영화계에서 촉각을 곤두세운 상태였다. 결혼 발표 후 <밀양>의 포스터 촬영장에는 예비 신부 전도연을 취재하기 위해 기자들이 대거 몰려 한바탕 북새통을 이루었다.
한 연예 관계자는 “일반인의 경우라도 축의금 등을 고려해 가장 잘나갈 때 결혼식을 치르고 싶어한다. 하물며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여배우라면, 좋은 짝이 있는 경우 생뚱맞게 쉴 때 결혼을 발표하기보다 차기작으로 관심을 받고 있을 때 알려지기를 바라는 게 당연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결혼도 상품이자 홍보 수단


일단 영화 촬영 중 결혼을 결심했다면 배우들은 대부분 영화사와 결혼 발표 시점이나 일정에 대해 논의를 한다. 결혼과 영화의 흥행이 직접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홍보에 미치는 영향까지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영화홍보사인 디어유엔터테인먼트의 하혜령 마케팅 실장은 “스타의 결혼은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종의 상품과도 같은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배우나 영화사가 서로에게 윈-윈(win-win)이 될 수 있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다각도로 조율하고 계획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염정아는 지난해 임상수 감독의 화제작 <오래된 정원>의 개봉을 앞두고, 자신의 결혼과 맞물려 개봉 시점에 대해 영화사와 긴밀히 논의했다. 12월 결혼할 것이라는 소식이 일찍 대중에게 알려지는 바람에 11월에 예정되어 있던 개봉 시점을 결혼 후로 미루었다.
영화 자체가 아닌 그녀의 결혼에만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미리 쏠릴 것이 우려되어 결혼식을 치른 후에 영화를 개봉하기로 변경한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치밀했던 계획과 달리     <오래된 정원>은 결국 29만명 동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올리는 데 그쳤다.  
물론 적극적인 결혼 발표가 영화 홍보의 긍정적 수단으로 쓰인 사례도 있다. 강문영은 지난 2월 말, 이미 지난 1월 결혼했으며 이미 임신 15주째라고 기자회견 자리에서 공개했다. 이날 그녀는 2월 초 크랭크업하고 올 상반기에 개봉할 주연작 <굿바이데이>의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홍보와 흥행은 별개?


1990년대만 하더라도 여배우의 결혼은 연예 활동의 저해 요소였다. 최진실은 2000년 영화 <단적비연수> 촬영 중 조성민과의 결혼 계획을 전격 발표했지만 영화는 흥행에 참패했다.
이후 최진실은 깜찍함의 대명사로 불리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스타의 자리를 내놓았다. 결혼이 연기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배우의 결혼이 작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홍보 수단으로 활용될 정도로, 스타의 결혼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인식이 사라진 것이다.
게다가 대중은 이제 배우의 사적 영역과 작품을 연결 지어 생각하거나, 혼돈하지 않을 정도로 의식 수준이 높아졌다.  일례로 지난해 영화 <해변의 여인>과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동시에 크랭크업한 후, 화제 속에 결혼식을 올린 김승우가 그렇다.
그는 김남주와의 결혼 발표로 두 작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흥행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그것을 두고 “유부남이 돼 매력이 반감되어 티케팅 파워가 떨어졌다” “결혼 소식이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하는 영화 관계자는 거의 없었다.
<오래된 정원> 역시 유부녀 염정아를 안 반긴다기보다, 영화 내용 자체가 요즘 대중이 좋아하는 취향이 아니어서라고 보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영화홍보사 오락실의 이보라 대표는 “스타의 결혼이 영화의 인지도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작품과 배우의 사적 영역을 연관시켜 보는 대중은 거의 없다. 특히 드라마와 달리 돈을 내고 티켓을 구매하는 영화 관객들은 작품을 철저히 작품으로 보고 오는 추세이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채영과 마찬가지로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일찍 결혼해 안정된 기반에서 활동하는 여배우들의 활약은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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