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보로 결정되면 국민 55% 지지 자신 있다”
  • 김회권 기자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07.10.0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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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후보 인터뷰 / “이명박은 곧 사라질 뭉게구름”

대통합민주신당에 이어 민주당도 경선 내홍이 심각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조순형 후보는 막상 경선이 시작되자 이인제 후보에게 1위 자리를 내주었다. 그때부터 정가에서는 ‘어? 이인제’라는 말이 나왔다. 대권 3수에 도전하는 그의 잠재력이 새롭게 주목되었다.
하지만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이후보의 독주가 이어지자 장상 후보는 이후보측이 불법 경선을 하고 있다며 경선 불참을 선언했고, 조순형 후보는 경선 포기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경선은 반쪽 경선이 될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을 맞았다. 당 지도부도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4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선거 캠프에서 만난 이인제 후보는 예상과 달리 활기찬 모습이었다. 그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조직 동원이라고 규정하고 불법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모순이다”라며 자신에 대한 비판을 일축했다. “국민의 55%는 반(反)한나라당이다”라며 자신이 범여권 세력의 대표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도 보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인제가 후보가되면 민주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는 ‘경선에 불복한 정치인’이라는 ‘원죄’를 극복하고 다시 재기할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을 갖고 그를 만났다.

‘이명박 후보와 맞상대할 사람은 이인제’라고 말하는데 현실적으로 지지율 차이가(48.1% VS 2.7% 10월 2일 CBS조사) 많이 나는 것 아닌가?
한나라당 독주 체제 아닌가. 그런 여론은 아무 의미 없다. 언론에도 끝없이 노출되지 않았나. 이명박 후보는 국민들의 마음속에 뭉게구름처럼 자리 잡고 있다. 민주당이 후보를 결정해서 같은 선상에서 경쟁을 하기 시작하면 그 뭉게구름은 다 없어질 것이다. 진정한 지지가 다시 형성될 것이다.
범여권의 단일화 과정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는가?
10월 중순이면 모든 정당의 후보가 결정되고 정권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 나는 후보 단일화 과정이, 분열과 혼란에 빠져 있는 범개혁 세력이 중심을 잡고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과 함께 진행된다고 본다.
국민의 55%는 반(反)한나라당이다. 범개혁 세력 내에서 누가 더 대안인가를 55% 국민이 판단한다. 내가 민주당 후보가 되면 55%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최근 문국현 후보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그 분을 잘 모른다. 정치적 실체가 없다. 언론에서 무슨  의도를 가지고 띄워주는것 같다. 정당은 세 가지다. 노선, 사람, 물적인 담보. 그런데 어떤 분들이 모여 어떤 성격의 당을 만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범개혁 세력의 하나이니까 그 일원으로 참여하면 될 것이다.
만일 단일화가 되면 2002년 대선 때 시련을 주었던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들과 함께 해야 하는데 괜찮은가?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의 80% 이상은 중도 세력이다. 물론 나머지 20%의 극단적 세력도 포용할 수 있다. 오히려 지금은 중도가 변방으로 밀려나고 급진적 세력이 중심으로 들어와서 국가가 혼란에 빠졌다.
경선 이야기를 해야겠다. 경선을 사퇴한 조순형 후보가 조직 선거라며 불만을 제기했었다. 명의가 도용되었다고 하던데.
명의 도용 부분은 선관위에서 확인이 됐다. 명단 5천명 들고 거래하는 사람이 있다. 여자 분이다. 우리한테 왔는데 거절했다. 그러다 김민석캠프가 그걸 받았다. 그 여자 분이 명함을 파달라고 거듭 요구를 해서 하나 파줬다. 원래 우리 쪽에서는 적극적으로 들어오면 명함 하나 파준다. 오히려 김민석캠프 쪽에서 명함 때문에 우리를 역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웃지 못 할 사건이다.
조직 선거에 대해서는?
정치라는 것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 아니냐. 최선을 다하는데 조직이라 규정하고 불법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됐다. 경선 결과가 그대로 보여준다. 다른 후보는 제주도에서 모으고, 신국환후보는 경상북도에서 모으고, 다 1등 하지 않았나.
조순형 후보가 결국 경선 포기를 선언했는데.
밑에 있는 참모들이 잘 못하고 있다. 사실 관계를 안 알리고 왜곡하고 있다. 정확한 판단을 하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눈을 가린다. 조대표는 우리 당의 보배이자 우리 정치권의 사표(師表)이다. 그 분은 잘 모셔야 한다.
동교동계에서 이후보를 민다는 소문이 있다.
나는 민주당이 잘되기를 바라는 분들을 존중하고 그 분들의 뜻을 모으는 사람이다. 범개혁 세력은 궁극적으로 대동단결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런 기본 정신을 가지고 있는데 동교동에서 평가하고 도와주는 것이라면 감사한 거다.
민주당 경선이 언론이나 국민들로부터 주목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자체가 우여곡절을 많이 겪어서 당원 소속감에 혼란이 왔다. 갑자기 또 모집하다 보니 진지하게 모을 수 없었다. 경선이 급하게 진행된 이유도 있고 언론에서 잘 안 다루어주는 아쉬움도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10% 넘는 분들이 한 표씩 행사하는 그 무게는 상상을 초월한 의미를 지닌다.
오늘 정상회담이 끝났다.
해상경제특구 이야기가 나왔던데. 그 이야기는 내 공약집에 있다. 남북 정상은 가능한 한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자주 만나야 한다. 오해도 풀고. 공동의 이익이 되는 것들이 얼마나 많나.
노무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역사 속에서 평가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국민이 선택했고 우리 역사이다. 임기를 잘 마무리하고 역사 속에서 공정한 심판을 받았으면 좋겠다. 내가 대통령에 출마한 이유는 노무현 대통령과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나라당과 싸우기 위한 것이다. 노정권에 참여한 세력들도 범개혁 세력으로 동질성을 갖고 있다.
이명박 후보와 부시 대통령 간의 회담이 무산됐다는 기사를 보았나?
그럴 줄 알았다. 특히 미국 대통령과 면담을 하는데 비선 라인에서 확인하는 것을 보고 ‘문제가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은 선거 중에 한 쪽 후보를 만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이명박 후보는 불안한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무엇 때문에 그런 무리한 짓을 했겠나. 사필귀정이라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경우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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