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고발자는 꼭꼭 숨기고, 허술한 곳은 가차없이 뚫는다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10.12.0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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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는 어떻게 정보 모으나

ⓒAP연합
줄리안 어샌지(사진)는 “위키리크스가 받는 정보는 기본적으로 내부 고발에 의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내부 고발이 들어오면 먼저 그것을 확인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해킹을 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직접 현장에 가서 확인을 시도한다. 지난 4월 이라크에서 미군 헬기가 민간인을 공격하는 동영상을 공개했을 때는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두 명의 활동가(전체 활동가의 숫자는 베일에 싸여 있다)가 직접 이라크로 가 추적 조사를 하기도 했다.

내부 고발에 대해서는 철저히 비밀을 유지하므로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정보를 확인하는 작업과 더불어 내부 고발자를 철저히 은닉하기 때문에 위키리크스가 내부 고발 사이트로서 권위를 가지고 있다”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위키리크스 내부에서도 내부 고발자의 신원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정보 접수를 받는 창구도 하나가 아니다. 정보 제공자를 보호하는 형태를 갖춘 창구가 여러 개 설치되어 있다. 정보원이 드러날지도 모르는 중앙 서버는 개인정보 보호 조치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스웨덴에 있다. 서버의 접근 기록을 쉽게 더듬을 수 없도록 암호화 작업도 되어 있다. 때로는 인터넷이 아닌 우편 등 전통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제공받기도 한다.

위키리크스에 기밀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은 브래들리 매닝 전 미군 일병(23)이 유일하다. 이라크 주둔 사단에서 정보분석병으로 근무하던 매닝은 지난 5월 미군 헬기의 민간인 공격 동영상을 위키리크스에 제공한 혐의로 체포되었고, 현재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다.

‘와이어드(Wired.com)’의 보도에 따르면, 매닝 일병의 검거는 정보원이 노출된 탓이 아니라 본인의 실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민간인 공격 동영상이 공개된 직후에 매닝은 ‘내가 이 정보를 호주인(어샌지는 호주 사람이다)에게 건넸다’라고 다른 친구에게 공개하면서 이 사실이 알려졌다. 크리스틴 흐라픈손 위키리크스 대변인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료 제공자에게 길을 열어줄 뿐 출처에 대해서는 절대 관여하지 않는다. 매닝이 정보 제공자인지 나는 전혀 모르지만 만약 그가 맞다면 그는 나의 영웅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미국 외교 전문의 유출은 사안별 사실 확인이 아니라 광범위한 수집에 가깝다. 일종의 해킹을 통해 정보를 모은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은 “이번 외교 전문 유출의 정보원은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이다. 외교 전문을 공유하기 위해 사용한 국방부 전산망인 ‘시프르넷(SiprNet)’에는 약 2백50만명의 미국 공무원이 PC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12월1일 ‘군’이 정보 유출의 근원지로 밝혀지자 정보 공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어샌지는 최근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정보의 출처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취재원을 보호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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