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와 상관없는 배고픈 아이들을 내버려둘 수 없다”
  • 이정현│밴쿠버 통신원 ()
  • 승인 2011.02.0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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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린이 돕기 벌이는 수잔 리치 퍼스트스텝스 대표

 

ⓒ이정현 제공

지난해 말 캐나다 유력 일간지 글로브앤메일은 수잔 리치 퍼스트스텝스(First Steps) 대표(47)를 ‘세상을 바꾸는 캐나다인’으로 선정했다. 2000년 가을 캐나다 정부 대표단 통역관으로 북한을 방문한 수잔 리치는 북한 어린이들의 심각한 영양 부족 상태를 목격하고, 이듬해 퍼스트스텝스를 설립했다. 퍼스트스텝스는 남포, 원산 등의 고아원과 탁아소에 콩우유를 생산하는 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2천명의 후원자들을 통해 연간 50만 달러를 모금해 북한 어린이를 돕고 있는 퍼스트스텝스는 북한 보건성 산하 어린이 영양 연구소와 협력해 영양제(미량 영양소)를 보급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수잔 리치는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2백20만명의 북한 어린이들이 영양적으로 취약하고, 7백만명이 식량 원조가 반드시 필요한 상태이다. 퍼스트스텝스는 매일 8만명의 어린이들에게 2백50g의 두유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잔은 “콩우유 한 컵을 만드는 비용은 2센트에 불과하다. 콩우유는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누리는 지원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2년 동안 콩우유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연구한 결과 빈혈이 70%에서 32%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무력 도발을 하는 것을 이유로 지원을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수잔은 “핵무기가 있다고 그것과 상관없는 배고픈 아이들을 돕지 않을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또 북한 붕괴와 관련해서는 “1994년 김일성 사망과 1997~98년 고난의 행군 등을 겪으면서도 붕괴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6개월 뒤 붕괴하니까 6개월만 굶으라고 말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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