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뒤 어디에서 살아야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까
  • 우재룡│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소장 ()
  • 승인 2011.10.2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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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생활에 적합한 주거지는 교통·의료 시설, 노화 단계 고려해 결정해야

ⓒ연합뉴스
은퇴 후에 어디에서 살 것인지 물어보면 많은 사람이 전원주택이나 농촌 등을 막연하게 꼽는다. 한적한 시골에서 텃밭을 일구며 사는 것이 꿈이라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국토해양부 국토연구원 조사(2010 주거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은퇴 후 희망 생활 양식에서 전원 생활을 희망하는 비율이 45.18%로 도시적 생활을 희망하는 비율(33.76%)보다 높게 나왔다. 이처럼 전원 생활을 희망하는 비율이 높은 것은 우리나라가 농경 국가의 전통을 가진 데다 도시 생활로 심신이 워낙 지쳐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전 국민 중 90% 정도가 복잡한 도시에 살다 보니 노후는 생활비가 저렴하고 경치가 좋은 전원에서 편안하게 보내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는 것이다. 하지만 은퇴 이후의 주거지는 삶의 여러 방면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막연한 바람으로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 전에 꼼꼼하게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한다. 어디에서 사느냐 하는 것은 주거 비용은 물론 가족이나 친구와의 사회적 관계, 기후나 의료 서비스에 따른 건강 관리 등에 영향을 미친다. 만일 주거지를 잘못 선택했을 경우 이를 되돌리는 데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은퇴 이후의 주거지를 결정할 때에는 크게 다음의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교통이 편리한 곳이어야 한다. 많이 걷지 않고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이가 많아지면 걷는 것이 힘들고 불편해지므로 많이 걷지 않는 곳이 좋다. 특히 긴급할 때 교통수단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의료 시설·여가 시설 등 각종 복지 시설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야 한다.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쉽게 의료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여가 시설을 이용하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빈번한 접촉을 통해 사회적·심리적 만족감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은퇴 이후에 발생하는 생활 단계의 변화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왕이면 모든 단계에 고루 적합한 주거 환경이 가장 좋다. 주거 계획을 세울 때에는 나이가 들면 노화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50대 중반과 같은 건강을 평생 유지하면서 살다가 인생을 끝맺을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은퇴 이후의 생활 단계는 60~70대의 활동기, 80대 초반의 회고기, 80대 중·후반의 남편 간병기 그리고 남편 사별 후 부인 홀로 생존기와 부인 간병기 등 총 다섯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은퇴 이후에는 생활 단계마다 라이프스타일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적합한 주거 환경도 바뀌게 된다. 활동기에는 꿈과 같던 집이 회고기나 간병기에는 악몽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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