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분유 시장 뿔났다
  • 문정빈 인턴기자 ()
  • 승인 2013.06.1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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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 주자 아이배냇, 일동후디스 명예훼손 고소

분유업계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고급 제품인 산양(山羊)분유 시장이 치열하다. 이 제품을 가장 먼저 선보인 곳은 일동후디스다. 2003년 5월 후디스 프리미엄 산양분유를 내놓으면서 시장을 선점했다. 이어 파스퇴르가 위드맘 산양분유를 2006년 1월 출시하면서 뛰어들었다. 시장 규모가 해마다 커지자 지난해 11월 남양유업(남양 산양분유)과 아이배냇(아이배냇 순산양분유) 등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4파전이 됐다. 

산양분유 시장 규모는 연간 6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분유 시장 4000억원의 15% 정도다. 이 가운데 일동후디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500억원 규모였다. 전체의 80%를 점유하는 것이다. 파스퇴르·남양유업·아이배냇 등 후발 주자들이 나머지 20%를 차지하는 셈이다. 일동후디스가 표적이지만 당장 2등 자리를 차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 시사저널 우태윤
산양분유는 800g 기준 5만원대로 2만원대인 일반 분유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그럼에도 산양분유 소비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값이 비싼데도 잘 팔리는 까닭은 뭘까. 업계 관계자들은 “산양 젖으로 만든 분유는 모유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 업체 간 판촉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엔 소송전까지 벌어졌다. 지난 2월28일 후발 주자인 아이배냇이 업계 1위 일동후디스의 판촉사원 4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아이배냇은 “일동후디스에 소속된 대형마트 판촉사원이 산양분유 판매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서울 광진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 건은 3월28일 검찰로 넘어갔다.

고소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일동후디스측 판촉사원 4명이 부산, 포항 등 대형마트에서 쇼핑객들에게 아이배냇 제품에 대해 “신생업체 제품이라 임상실험 결과가 없다” “뉴질랜드 자연방목 인증을 받지 못했다” 등의 비방을 했다는 것이다.

“조직적 음해” vs “계획된 녹취”

아이배냇은 이번 사건이 판매사원 개인이 아닌 회사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동후디스측이 우리 제품에 대해 비방하고 있다는 얘기를 거래처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들었다”며 “판촉사원일뿐만 아니라 블로그를 통해서도 비방하는 글이 많았다. 회사 차원에서 교육한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일동후디스측은 발끈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제보라고 주장하지만 대형마트에서 녹음기를 가지고 판매사원이 하는 말을 녹음하는 소비자가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분유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전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분유업계 관계자는 “산양분유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소송전까지 갔다”며 “신생업체가 자리를 굳히기 위해 노이즈 마케팅을 한다는 소문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분유업계 관계자는 “일동후디스가 초반부터 신생업체를 제압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며 “좁은 시장에서 다투는 것이 모양새도 좋지 않고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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