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치료는 레이저 수술이 대세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3.08.1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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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 이상 방치하면 신장 망가져…“전립선에 좋다는 식품 효과 없다”

전립선 비대증에 대한 미래 치료에선 약보다 수술이 효과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될 수 있으면 수술을 피하고 약으로 치료하려는 다른 질환과 상반된 전망이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약은 근본적인 치료에 한계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주명수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전립선 비대증의 미래 치료 방향은 약물보다 수술 쪽”이라며 “약물로 치료하는 동안 방광이 나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수술은 한 번에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해서 방광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것을 미리 차단할 수 있다. 또 약은 평생 먹어야 하므로 경제적인 면에서도 수술이 이롭다”고 설명했다.

ⓒ 시사저널 전영기
김성일씨(62)는 몇 년 전부터 갑자기 오줌이 마렵지만 막상 소변을 시원하게 보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났다. 몇 개월 뒤에는 소변이 마려워 하룻밤에 5~6차례 잠을 깨기도 했다. 병원에서 전립선 비대증으로 판명 난 김씨는 지난해 수술을 받았다. 그는 “여행을 다녀도 가는 곳마다 화장실 위치부터 확인하는 버릇이 생길 정도로 고생이 많았다”면서 “혈뇨도 나왔는데 수술 이후에는 거의 사라졌고, 밤에 잠을 설치는 일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전립선은 남성의 방광 아래에 붙어 있는 밤알 크기(무게 20g)의 기관이다. 전립선이 분비하는 전립선액은 정액을 구성하는 물질로 정자의 운동을 도와주고, 요로 감염에 대한 방어 기능도 갖고 있다. 이 기관은 나이가 들수록 커지는데 이것이 전립선 비대증이다. 단순 노화로 넘기기에는 증상이 불쾌하고, 방치하면 심각한 신장 질환을 불러올 수 있어서 제때 치료가 필요하다.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대개 50대 남성의 50%, 60대의 60%, 70대의 70%가 이 질환으로 고생한다고 설명한다.

전립선이 커지는 이유는 불분명하다. 특정 남성호르몬과 관련이 있다거나, 세포 분열에 이상이 생겼다는 등의 연구 보고가 있지만 어느 것도 뚜렷한 원인을 규명하지는 못했다. 어떤 이유로든 전립선이 커지면 요도를 압박해서 소변을 보기가 힘들어진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빈뇨(자주 소변을 봄), 야간뇨(잠을 자는 도중 일어나서 소변을 봄), 잔뇨감(소변이 남아 있는 느낌), 요절박(갑작스레 소변이 마려움), 가느다란 소변 줄기, 소변 끊김, 배뇨 지연 등이 있다. 이런 증상은 주로 50세 이상에서 나타난다.

이런 사람이 병원에 가면 증상을 수치로 나타내는 점수표를 작성한다. 증상을 표현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주관적이어서 치료 방향을 잡기가 어렵다. 그래서 증상을 객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점수표를 만든 것이다. 또 의사는 환자의 항문 안에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의 크기를 확인(직장 수지 검사)한다. 경험이 풍부한 의사는 전립선에 대한 촉감만으로도 전립선 비대증인지 전립선암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소변 배출 속도 느려지면 전립선 비대증 의심

이런 검사로 전립선 비대증이 의심되면 초음파 검사를 받는다. 영상을 통해 전립선의 크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다음으로는 오줌의 속도(요속)를 측정한다. 이현무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1초에 20cc의 소변을 배출하는 요속이 정상”이라면서 “방광 등 다른 기관에 문제가 없는 경우, 요속이 15cc 미만이면 전립선 비대증으로 보는데, 10cc 미만은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다. 또 소변을 보면 방광에 오줌이 거의 남지 않아야 정상이다. 방광에 남은 소변량(잔료)을 측정해서 50cc 이상이면 전립선 비대증이고, 100cc를 넘기면 수술을 고려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런 검사를 통해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두고 보기도 한다. 환자의 생활 습관만 바꿔도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저녁 식사 후 물을 많이 마시지 않으면 소변 때문에 밤에 깨는 일이 줄어든다. 이뇨 작용을 일으키는 카페인 음료나 술을 평소 많이 마시지 말아야 한다. 술 자체로도 소변량이 늘어나지만, 알코올이 소변량을 조절하는 뇌에 영향을 주어 자주 소변을 보게 된다”면서 “비만과 대사증후군은 전립선 비대증과 관계가 있으므로 이를 피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그 답은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전립선이 크면 증상도 심하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이 교수는 “전립선은 크지만 증상이 없다면 굳이 치료하지 않고 두고 보기도 하고, 반대로 전립선의 크기는 정상에 가깝더라도 증상이 심하면 적극적으로 치료한다”면서 “전립선 비대증을 방치하면 요로 감염, 요로 결석, 신장 기능 저하(수신증) 등의 2차 문제가 생기므로 전립선 비대증을 노화 현상으로만 치부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상 전립선(왼쪽)과 전립선 비대증으로 요도가 좁아진 그림. ⓒ 서울아산병원 제공
약을 장기 복용하면 전립선 크기 줄일 수 있어

전립선 비대증 치료는 약과 수술이 기본이다. 흔히 사용하는 약은 두 종류다. 커진 전립선에 눌려 좁아진 요도를 넓혀주는 약(알파 차단제)이 있다. 그러나 혈압이 낮아지므로 앉았다가 일어설 때 현기증을 느끼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아예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약(5알파 환원 효소 억제제)도 있다. 6~9개월 사용하면 전립선 크기를 약 20% 정도 줄여줘 요속이 개선된다. 전립선의 크기가 비교적 큰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 하지만 성욕이 감퇴되고 발기가 잘 안 되는 부작용이 있다. 이 교수는 “한 번 복용으로 몇 달씩 효과를 보이는 약, 혈압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전립선에만 효과를 내는 약 등이 나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하는 약은 무엇보다 복용을 중단하면 비대증이 다시 생기는 단점이 있다. 결국 고혈압 약처럼 평생 먹으면서 증상을 완화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주명수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약을 평생 먹지 않아도 되는 약에 대한 연구가 있다”면서 “예컨대 보톡스를 주사로 전립선에 투여하면 전립선 크기가 줄어들어 요도를 열어주는 효과를 낸다는 보고가 있고,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약으로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임상시험에서 어떤 결과나 나올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수술법은 꾸준히 발전했다. 과거에는 배를 절개하는 개복 수술이 일반적이었지만, 레이저 수술법이 나온 후에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레이저 수술은 요도로 레이저 기기를 넣어 전립선 내부 조직을 태우듯이 제거하는 방식이다. 귤에 비유하자면 껍질을 그대로 놔둔 채 귤 속 알맹이만 제거하는 셈이다. 개복 수술에 비해 흉터가 없고 통증도 적다. 그러나 전립선 특성상 출혈이 생길 수 있고, 전립선의 크기가 크면 수술 시간이 오래 걸린다.

레이저 수술도 많이 개선됐다. 과거의 레이저 수술은 전립선 내부 조직을 태워 없애는 방식이었다. 현재는 전립선 내부 조직을 칼로 자른 듯이 절개하는 레이저 수술이 대세다. 그 조직을 암 등 다른 질환을 검사하는 데 사용한다. 특히 출혈 등 부작용이 가장 적다는 홀랩(HoLEP) 수술은 레이저로 전립선 내부를 절개하고 지혈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므로 환자의 경제적 부담도 적다. 주 교수는 “레이저 수술은 그 효과가 90%로 개복 수술에 뒤지지 않는 데다 환자가 받는 정신적·신체적 부담을 많이 줄였다”면서 “앞으로 개선된 방법이 나오면서 레이저 수술은 당분간 기본 치료법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전립선 환자 발생은 매년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누적 환자는 100만명을 넘었다. TV나 신문 등에는 이런 환자를 겨냥한 식품 광고가 쏟아진다. 이에 대해 한 대학병원 교수는 “일부 연구에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 식품도 있다”면서도 “세계적인 의학저널(NEJM)에 실린 연구 논문에는 그런 식품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위약(플라시보) 효과로 보는 전문의도 있다. 한 의사는 “밀가루 약을 처방해도 병이 낫는 사람이 30%나 된다”면서 “적어도 위약 효과보다 치료 효과가 있어야 약으로서 인정을 받는데, 시중에서 파는 식품이나 약은 많이 잡아도 위약 효과를 뛰어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시중에 파는 식품이나 약을 병원에서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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