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국민학교’의 추억이 떠오른다
  • 강대현│캠핑 칼럼니스트 (wowday3435@naver.com)
  • 승인 2013.10.2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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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과 철새 군무가 아름다운 서산 ‘부남분교캠핑장’

가을이 절정이다. 지난주 가을비가 내리더니 온 산은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물들고 거리는 낙엽으로 가득하다. 새삼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누구나 가슴속에 자리한 어린 시절의 추억 하나 떠올려보게 되는 계절. 가을의 정점에서 플라타너스 낙엽 가득한 계절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다면 충남 서산에 있는 ‘부남분교캠핑장’을 찾아보자.

친구들과 뛰어놀던 자그마한 시골 초등학교는 단순한 건물의 의미가 아닌 나만의 추억이고 동심이다. ‘부남분교캠핑장’은 지금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아니다. 1999년 학생 수 감소로 폐교된 이후 농업회사법인 ‘버드랜드’에서 본관은 ‘서해미술관’으로, 운동장은 ‘부남분교캠핑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조남분기점을 빠져나와 약 1시간 반이면 캠핑장에 도착한다. 서산A지구 방조제를 지나면 바로다. 캠핑장은 분교였던 만큼 아담하다. 기껏해야 20동 정도의 텐트만 가능한 소규모 캠핑장이지만 아기자기한 풍경으로 가득하다. 서해의 바닷가와 불과 10여 분 거리여서 바다와 함께 캠핑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교문을 들어서면 한눈에 들어오는 잔디 운동장과 미술적 디자인으로 새롭게 탄생한 옛 건물의 색감이 조화롭다. 본관에 미술관이 있고, 운동장 가장자리에는 캠핑 사이트가 자리한다. 중앙 천연 잔디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공을 차며 놀아도 된다. 잔디 상태도 훌륭해 가꾸는 이의 정성이 느껴진다.

ⓒ 강대현 제공
각종 회의·세미나 공간도 제공

계단을 올라 본관으로 들어서면 ‘서해미술관’이 있다. 예전의 교실을 개조한 곳으로 자녀와 함께 작업실은 물론 각종 미술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탁구대도 있고 각종 회의나 세미나를 위한 공간도 제공된다. 옛 교실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삭막할 것만 같던 옛 교실에서 만나는 다채로운 색감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왼쪽부터)어린이들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ATV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운동장에 천연 잔디가 깔려 있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 강대현 제공
운동장 한쪽으로 텐트 하나 펼쳐두니 아름드리 플라타너스가 찾는 이를 반긴다. 가을날 부드러운 햇볕은 드넓은 잔디에 가득하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운동장을 메운다. 한껏 여유로운 자세로 차 한 잔 즐기기에 이보다 좋은 계절이 또 있을까.

‘부남분교캠핑장’의 또 다른 재미는 ATV 체험이다. 체험은 대략 한 시간 정도로 꽤 긴 코스다. 찾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운영돼 요금이 저렴하다. 황금빛으로 물든 시골 농로를 따라 달리는 쾌감은 느껴본 사람만 안다. 철새 도래지라는 지리적 특성 덕에 새들의 웅장한 군무를 지척에서 볼 수 있다.

ATV를 타고 20분 정도 달리면 ‘서산버드랜드’에 도착한다.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인 천수만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는 곳이다. 천수만에 서식하는 큰기러기·가창오리·노랑부리저어새·큰고니 등 200여 종 가까운 철새의 다양한 표본 및 전시 자료와 영상 자료, 새소리 등의 정보를 접할 수 있어 아이들과 찾기에 좋다.

ⓒ 강대현 제공
캠핑의 마지막 날에는 평소보다 조금 빨리 철수하는 것이 좋다. 캠핑장이 바다와 지척이라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곳이 많기 때문이다. 캠핑장에서 차량으로 10여 분을 달려가면 간월암에 도착한다. 간월암은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창건한 암자다. 바닷가 작은 섬에 자리한 풍경이 독특하고, 밀물에는 섬이지만 썰물에는 길이 열린다. 이곳에서 보는 서해 낙조는 놓쳐서는 안 될 장관이다. 

※ 다음 호에는 ‘가을 캠핑 ③’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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