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쾌속질주 현대·기아차..."이른 축배 없다"
  • 박성의 기자 (sincerity@sisapress.com)
  • 승인 2016.02.11 16:15
  • 호수 1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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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상승, 일시적 가능성...장기 활로 모색 관건
제네시스 대형 세단 EQ900. / 사진=현대차그룹

현대·기아차가 연초부터 쾌속 질주하고 있다. 외산차 공세 속에 내수 점유율 70%를 회복했다. 중국시장에서는 목표로 삼았던 점유율 10%를 기록했다. 멕시코 시장에서는 진출 후 처음으로 월 5000대 판매 능선을 넘어섰다.

현대·기아차가 1월 속도를 내면서 813만대라는 연간 판매목표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거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이에 증권업계는 이른 낙관을 경계하고 나섰다. 중국 경기 둔화가 심상치 않고, 내수시장에서는 경쟁사 1월 판매가 부진해 반사이익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 지난해 부진 털고 1월 연이은 낭보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달 내수 시장 점유율 71.6%을 기록했다. 기아차가 31.2%, 현대차가 40.4%를 각각 나타냈다. 현대·기아차가 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한 건 지난 2014년 5월(70.0%) 이후 처음이다.

내수 70%는 현대·기아차에겐 상징적 의미가 있다. 현대·기아차는 팔 할에 육박하는 내수점유율을 통해 국민차 브랜드라는 인식을 공고히 해왔다. 2000년대 초반 ‘현대·기아차가 내 놓으면 똥차라도 팔린다’는 농담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국내외 격화되는 완성차사 간 경쟁에서, 안정된 내수판매망은 단단한 주춧돌 역할을 해냈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내수 70% 회복을 목표로 건 이유도 그 때문이다. 안정된 내수를 성장동력으로 삼아, 일부 신흥국에서 부진한 판매량을 만회하겠다는 포부였다. 지난달 3년 만에 70%라는 점유율을 달성하며 좋은 시작을 알렸다.

지난해 발목을 잡았던 중국시장에서도 낭보가 날아들었다. 지난 12월 중국 시장에서 21만4828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10.9%를 기록했다. 23개월만에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현대·기아차 중국시장 연간 점유율인 8.9%를 크게 상회한다.

떠오르는 자동차 신흥시장 멕시코에서는 지난 1월 시장점유율 4.7%를 기록했다. 현대차만 멕시코에 진출했던 2014년 5월부터 2015년 6월 사이 시장점유율은 1∼2% 수준을 나타냈다. 기아차가 가세하면서 이번 처음 4% 벽을 넘어선 것이다.

◇ 신차·신공장으로 장기적 활로 모색

현대·기아차의 연이은 낭보에도 증권업계는 이른 축배를 경계한다. 숫자로는 더할 나위없는 기록이지만, 당장 2월 판매량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내수판매에서는 국내 완성차 3사와 외산차 브랜드 회복세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 1월 점유율 상승이 경쟁사 판매량의 동반 하락 영향이 컸다고 말한다. 즉, 1월 현대·기아차 내수경쟁력 상승이 경쟁사 부진에서 기인한 어부지리(漁父之利)라는 분석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GM은 12월 판매량 급증에 따른 부작용, 르노삼성은 모델 노후화 및 SM6에 대한 대기수요로 1월 판매량이 급락했다”며 “수입차 판매 또한 개별소비세 인하정책 종료로 49개월만에 역성장했다. 한국 수입차 시장 빅4 중 메르세데스 벤츠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시장은 당장 1월 판매량부터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1월 중국시장 자동차수요는 춘절 연휴 호재를 맞아 전년 대비 13.5%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4분기 과잉생산 및 신차출시 이전의 구형모델 소진 탓에 판매량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연구원은 “지난달 중국시장은 소형차에 대한 구매세 인하정책 및 춘절을 앞둔 차량 구매수요가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상쇄시킨 것으로 추정된다”며 “2월 중국 자동차 수요는 주식시장 둔화 및 경기둔화 우려가 구매세 인하정책을 상쇄하여 전년 동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의 2월 공장판매는 재고조정 노력으로 부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예고된 위기로, 신차 판매와 신공장 건설 등을 통해 장기적인 활로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중국시장에서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투싼, K5 등을 중국에 확대 판매할 예정이다. 신형 스포티지, 신형 아반떼 등 신차도 연내 출시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투싼 같은 주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생산을 늘려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내수에서는 최근 출시한 친환경차 아이오닉과 기아차 K7, 제네시스 EQ900 등의 판매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며 “5월부터는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30만대 규모로 건설 중인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올해 K3 10만5000대를 생산할 계획으로 판매증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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