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삼성전자 직원 떠난 서초사옥 주변 가게 울상
  • 정윤형 기자 (diyi@sisapress.com)
  • 승인 2016.04.0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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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때도 썰렁…매출 절반이상 줄어든 가게 속출
예전에는 앉을 자리가 없던 카페가 6일 점심 한산한 모습이다. / 사진=정윤형 기자

삼성 서초사옥에 있던 삼성전자 인력이 수원으로 이동하면서 근처에 있는 식당과 카페는 울상이다.

기자는 6일 점심식사 시간인 11시30분부터 12시40분까지 서초사옥 근처의 식당과 카페를 돌며 인력 이동이 실제 가게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봤다.

서초사옥으로 가는 강남역 8번 출구 근처의 한 테이크아웃 커피 가게. 직원과 사장님에게 삼성전자 인력 이동 때문에 매출에 영향을 많이 받았냐고 묻자 동시에 “너무 많이 받았다”고 대답했다. 이어 직원은 “출근시간 때 음료를 주문하는 사람이 많이 밀려있었는데 지금은 한가하다”고 말했다.

삼성 서초사옥 지하에 있는 딜라이트 샵 근처 식당과 카페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한 한식집은 “예약 자체가 없어졌다. 손님이 거의 반 정도로 줄어서 지금은 많이 한산해졌다”며 “한 층 밑에 있는 직원식당에는 예전에는 길게 줄을 늘어섰었는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이걸 보면 얼마나 사옥에 사람이 없는지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식집 직원의 말을 듣고 직원들이 이용하는 식당을 확인했다. 점심시간이라 직원들이 연이어 내려왔지만 줄을 길게 늘어선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딜라이트 샵 근처에 있는 다른 식당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한창 붐빌 점심시간에도 일부 식당은 한산해 종업원들끼리 삼사오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하에 한 곳밖에 없는 카페 역시 평소 같았으면 앉을 자리가 없었지만 12시 조금 넘은 시간에도 손님은 세 명뿐이었다. 12시 30분 가량에도 테이블 절반 정도에만 손님이 있었다.

평소 줄을 서야 한다는 서초사옥 옆의 한 카페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카페 직원은 “예전에는 주문하는 손님이 많아 줄을 서있었는데 지금은 빨리 끊기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카페 내부 테이블이 절반 이상 차긴 했지만 과거 줄을 서서 주문을 받았다던 모습은 상상할 수 없었다.

서초사옥으로부터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한 고깃집. 삼성 직원들이 외부인과 약속이 있을 때 자주 가는 식당이지만 지금은 손님이 예전에 절반도 안 되어 예약 자체가 없다고 한다. 식당 직원은 “매출이 반 이상 빠졌다. 예전에 하루 100만원을 벌었다고 치면 오늘 같은 날은 40만원도 안 나올 것 같다”며 “원래 이 시간이면 줄 서있고 식당이 꽉 찼는데...”라고 말했다. 한창 점심시간 때지만 식당을 둘러보니 테이블이 반도 차지 않은 모습이었다.

한편 지난해 말 삼성전자 디자인센터 직원 2500여명은 서초사옥에서 우면동 서울R&D캠퍼스로 이동했고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소속 직원 400여명 역시 지난 달 수원본사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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