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이 주목한 바로 이 한국인
  • 박혁진 기자 (phj@sisapress.com)
  • 승인 2016.08.18 19:59
  • 호수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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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수 前 민주평통 뉴욕협의회 회장 ... 30년간 1만 명에게 무료로 생활유도 전파
미국 하원이 한 한국인이 미국 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그의 이름을 딴 날을 공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장정수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욕협의회 회장(65). 미 하원은 장 전 회장의 이름을 붙여 7월17일을 ‘장정수의 날’로 선포하고 그에게 공로상을 수여했다. 미국은 이런저런 기념일들이 유독 많은 나라지만, 현지 언론에서도 한국인의 이름을 기념해 미 하원이 이런 날을 제정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는 평가가 많다. 게다가 자신의 이름을 붙인 기념일이 선포된 한국인은 장 전 회장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을 주도한 사람은 미 연방하원 23선 의원인 민주당 찰스 랭글 의원이다. 미 하원은 2년에 한 번 선거를 치르는데, 랭글 의원은 뉴욕 할렘을 지역구로 46년간 활동해 왔다. 미국 사회에서는 버락 오바마보다 유명한 흑인 정치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랭글 의원은 우리나라 정치권에서도 대표적 지한파로 널러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해에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함께 동국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고,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초청해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2013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청와대를 방문하기도 했다. 랭글 의원은 ‘장정수의 날’ 선포에 앞서, 7월11일 미국 뉴욕주 웨스트할렘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로 장 전 회장을 초청해 공로상을 수여했다. 

7월11일 찰스 랭글 미 연방 하원의원에게 상을 받는 장정수 전 민주평통 뉴욕협의회 회장 © 장정수 제공
장 전 회장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우리나라에서 유도를 전공한 그는 1977년부터 2년간 볼리비아 유도 국가대표팀 감독과 베네수엘라 국립대학 유도 감독을 지냈다. 당시 장 전 회장으로부터 유도를 배운 사람이 현재 볼리비아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다. 그가 1995년 두산그룹 박용성 전 회장이 일본 후보와 국제유도협회장 자리를 놓고 선거를 치를 때 장 전 회장과의 인연으로 남미 표를 박 전 회장에게 몰아준 이야기는 지금도 유도계에서 회자되는 유명한 에피소드다. 장 전 회장은 1980년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악사(AXA)그룹 금융전문가로 일하며 ‘AX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이번에 미 하원에서 주목한 부분은 그가 ‘금융맨’으로 일하면서 시간을 쪼개 미국 사회에 생활체육을 전파한 것이다. 그가 30년간 무료로 유도를 가르친 사람만 1만 명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 선도활동, 장학사업, 다양한 한·미 우호 증진사업 등을 펼쳐온 것을 미국 하원에서도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뉴욕에서 한인단체 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한국 대통령들과도 꾸준히 교류해 왔다. 또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주요 정치인들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2009년에는 외교부가 국가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해 그에게 이중국적을 회복시켜줬다. 그는 국적 회복 후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도 생활유도를 일반인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가 한국으로 돌아온 지 약 7년 만에 미국 하원이 그를 불러 상을 수여한 셈이다. 장 전 회장은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미국으로 이민 갈 때와는 다르게 (한국이) 여러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재능기부를 포함해 내가 고국을 도울 수 있는 일을 계속 찾아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수상에 대해 “내 입으로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좀 이상하지만 고맙게 잊지 않고 이런 일로 불러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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