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리 “‘미쓰리’는 내 친구들이 만들어준 캐릭터”
  •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10.12 14:00
  • 호수 1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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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리의 전성시대…영화·드라마·예능·유튜브까지 ‘종횡무진’

혜리는 늘 ‘열심히’다. 예능에서도 무대 위에서도 광고 속에서도 드라마에서도 늘 열심히 한다. ‘열심히’라는 말에는 ‘진심’이 포함돼 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 그 똘망한 눈에 늘 진심이 어려져 있다. 이렇듯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용기를 가진 아이돌 스타가 누가 있을까. 그래서 혜리는 특별하고, 누구보다 예쁘다.

함께 드라마에 출연 중인 배우 김상경은 혜리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혜리는 내가 만난 여배우 중 가장 여배우 같지 않다. 예쁜 척을 한다거나 까탈스러운 배우도 가끔 있는데 이혜리는 개인적으로 ‘원래 저럴까’ 싶을 정도로 털털하다. 하품할 때 목젖도 자주 보이고, 덕분에 구강 구조도 다 알고 있다. 현장에서 혜리를 보며 웃을 때가 많다.” 과묵한 선배의 극찬이다. 그뿐인가, 이 두려움 없는 스타는 연기도 손색없다. 진심 앞에 두려울 게 없으니 당연한 결과다. 단언컨대 최고의 연기돌이다(믿을 수 없다면, 지금 방영 중인 tvn 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를 보아라. 5분 이내 수긍할 것이다).

최근 혜리는 자신의 두 번째 영화이자 두 번째 주연작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혜리는 지난해 영화 《물괴》(감독 허종호)로 스크린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른 바 있다. 《판소리 복서》(감독 정혁기)는 전직 복서 병구(엄태구 분)가 자신을 믿어준 민지(혜리 분)를 만나 잊고 살던 판소리 복싱을 완성하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하는 과정을 그린다.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청춘 로맨스도 가미돼 재미를 더했다. 아이돌 그룹 ‘걸스데이’ 출신인 혜리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성덕선 역으로 털털한 연기를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고, 이후 꾸준히 연기에 도전 중이다. 최근엔 유튜브 채널 ‘나는 이혜리’를 열고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 tvN 제공
ⓒ tvN 제공

두 번째 영화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땐 ‘이게 무슨 이야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판소리’와 ‘복서’는 언뜻 봐도 연결고리가 없지 않나. 하지만 대본을 읽으면서 빠져들었다. 엉뚱하면서도 재치 있고 유머러스하면서 슬펐다. 여러 감정을 복합적으로 느껴서 꼭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다. 내게 출연 제안이 올 당시 엄태구, 김희원 선배의 출연이 결정된 상태였다. 두 선배와 호흡을 맞추고 싶은 마음도 컸다.”

 

어느 연령대의 관객들에게 추천하나.

“‘청춘’들이 봤으면 하는 영화다. 여기서 말하는 청춘은 20대만 말하는 게 아니다. 청춘은 제한할 수 없다. 마음가짐에 따라 누구든지 청춘이다. 꿈을 이뤄본 사람들, 꿈을 아직 못 이룬 사람들이 봤으면, 함께했으면 하는 영화다.”

 

스크린뿐만 아니라 안방극장에서도 열일 중이다.

“그래서 더 떨리고 긴장이 된다. 연기에서도, 예능에서도 솔직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현재 tvn 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에서 타이틀롤 ‘미쓰리’로 열연 중이다.

“《청일전자 미쓰리》는 중소기업 청일전자 직원들이 삶을 버텨내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휴먼 오피스 드라마다. 극 중 혜리는 말단 경리에서 망하기 일보 직전의 청일전자 대표이사로 등극한 이선심(혜리 분)으로 출연 중이다. 화장기 없는 얼굴, 뿔테 안경, 어눌한 말투, 툭 걸쳐 입은 작업복 등 리얼 직장인의 모습으로 현실감 반영 100%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38사기동대》 《나쁜 녀석들-악의 도시》 등 선 굵은 장르물을 연출한 한동화 감독이 박정화 작가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타이틀롤이다. 부담은 없었나.

“제목부터 ‘미쓰리’가 들어가서 부담이 안 될 수가 없었다. 오랜만의 드라마라 더 신중하게 생각했는데, 감독님과 미팅을 하고 생각이 바뀌었다. 감독님이 ‘나에게도 도전’이라고 말씀해 주시며, 둘이 잘하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시청률에 관계없이 창피하지 않을 작품을 만들어보자 하셨다. 그 말이 힘이 됐다. 확신을 얻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우리 드라마에 멋진 배우분들이 많이 나오신다. 선배님들은 혹여 제가 걱정하고 부담 느낄까봐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해 주신다. 감사한 마음으로 현장에 나가고 있다.”

 

‘사회초년생’ 캐릭터다. 어떻게 접근했나.

“작품을 할 때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시작하곤 했다. 이 작품은 내 이야기보다는 내 친구들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시작했다. 제 친구들이나 함께하는 스태프 중에도 막 취업했거나 취업 준비하는 친구가 많다. 그런 친구를 보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저보다는 주변 사람들을 통해 선심이를 만들었다.”

 

간접적으로 경험해 본 ‘신입 사원’에 대한 소감은.

“회사생활은 사실 해 본 적이 없다. 프리랜서 생활만 했다. 회사원들은 매일 출근하고 (선심이 입장으로서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매일매일 봐야 한다. 연기를 하면서 이게 현실이라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직장생활을 하는 또래 친구들을 존경하게 됐다.”

 

공단이란 배경이 낯설지는 않았나.

“어릴 적 어머니가 공장에서 오래 일을 하셨다. 자주 공단에 놀러간 기억이 있어 세트가 낯설지는 않았다.”

 

상대 배우가 김상경이다.

“멘토와 같은 역할이라 굉장히 편안하다. 작품 출연 전 선배님이 나오신다는 얘기를 듣고 큰 위안이 됐다. 많이 의지하고 있다.”

 

극 중 김상경은 현실의 쓴맛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세상 까칠한 상사 유진욱 부장으로 출연 중이다. 그는 “‘이선심’이라는 역할은 세상에서 혜리밖에 할 수 없는 캐릭터다. 이혜리의 인생작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줄곧 해 온 ‘털털한 역할’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마냥 순수하고 해맑기만 한 캐릭터는 아니다. 세상이 무섭고 힘없는 아이이기 때문에 아픔과 어려움을 가진 인물로 연기하려 했다. 보시면 분명 이전 캐릭터와는 다르다고 생각하실 것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혜리가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어 열심히 연구했다. 선심이는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은 캐릭터다. 자기 세상에서는 아픔도 많고 힘든 게 많은 선심이 그대로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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