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나쁜 날에도 3차례 이상 환기하는게 나아요”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12.24 11:00
  • 호수 1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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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민의 궁금증 9가지로 정리하고 답하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올 하반기 여러 차례 국민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국민이 궁금해하는 점을 9가지로 분류해 답했다.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도 환기가 필요할까.

“장시간 실내 환기를 하지 않으면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휘발성유기화학물 등이 축적된다. 건강하고 쾌적한 실내 환경 확보를 위해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도 10분씩 하루 3차례 이상 창문을 열고 환기한다. 실내에서 요리하는 경우 자연 환기와 주방 후드 장치를 가동한다.”

미세먼지가 나쁜 날엔 외부와 공기정화장치가 없는 실내 중 어디가 더 안전할까.

“일반적으로 실내 미세먼지 농도는 조리나 청소 시간을 제외하고는 실외보다 낮다. 미세먼지 농도 ‘주의보’ 이상(PM2.5 75㎍/㎥ 2시간 이상 지속)인 경우 실내가 실외보다 안전하다.”

미세먼지 고농도 시 (학교 내) 환기와 공기청정기 사용은 어떻게 할까.

“미세먼지 고농도 시 창문을 닫고 공기정화장치(기계식 환기 설비,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것이 좋다. 가동 전 반드시 공기정화장치에 설치된 필터의 교체 주기를 확인한다. 보통 6개월에서 1년 주기이며 사용설명서 혹은 공기청정기 표시를 참고해 교체 주기를 점검한다. 공기청정기만을 가동하는 경우 이산화탄소 등이 증가하므로 수업 시간 중 최소 1차례 10분 정도 환기는 필수다.”

마스크나 공기청정기 필터를 재활용할 수 없을까.

“일부 세척 가능한 공기청정기 필터는 먼지를 제거하고 재활용할 수 있다. 보건용 마스크를 장기간 사용했거나 세척했다면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떨어진다.”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세계적으로 건강 영향 연구에서 미세먼지는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치매, 우울증 등 정신신경계 질환, 저체중아와 조산아 발생 등 다양한 보고가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미세먼지를 2013년 발암물질로 지정한 만큼 폐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다만 미세먼지를 얼마나 마셔야 폐암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개인별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대기오염에 본인이 민감한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심부전, 부정맥, 협심증 등 기저질환자는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도 눈이 따가운 증상, 코나 목에서 점액 배출량 증가, 기침, 운동 중 호흡곤란 등 다양한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

보건용 마스크와 일반 마스크의 차이점 및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면 어떤 종류의 것을 써야 하나.

“일반 마스크는 미세먼지 차단율이 절반에 못 미치므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하는 것이 좋다. 무조건 수치가 높은 마스크를 고집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미세먼지 차단 성능이 뛰어나면 호흡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마스크 착용으로 심리적 스트레스가 상승한다. 일상생활에서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면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데 충분하다.”

보건용 마스크는 미세먼지가 어느 정도일 때 착용해야 하나.

“미세먼지 ‘나쁨’ 등급(PM2.5 36㎍/㎥ 이상)에서 외출 시 취약계층(노인, 임산부, 기저질환자)의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곤란, 두통 등 불편감이 생기면 마스크를 벗고 의사와 상담할 필요가 있다. 성인이나 어린이는 PM2.5 50㎍/㎥까지는 마스크 착용 없이 외출 등 신체활동을 평상시처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미세먼지 농도 기준과 자신의 연령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 마스크 착용 여부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세먼지가 높은 날에는 밖으로 나가거나 운동하면 안 되나.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다르다. 건강한 사람은 PM2.5 75㎍/㎥까지는 평상시와 같이 일상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즉 PM2.5 51~75㎍/㎥ 구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벼운 일상생활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취약계층은 PM2.5 35㎍/㎥까지 평상시와 같이 활동하고 이를 초과하면 과도한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는 면역체계가 약해 같은 미세먼지 농도에 노출돼도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러나 국가기후환경회의의 이번 권고안에 어린이는 취약계층(노인, 임신부, 기저질환자)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어린이는 일반인과 함께 분류됐고 미세먼지 나쁨(36~75㎍/㎥) 상태임에도 51㎍/㎥부터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문제는 36~50㎍/㎥까지다. 마치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보건용 마스크 착용 없이 외부 활동을 해도 부모는 할 말이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이에 따라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어린이에 대한 구체적인 권고안이 필요하다고 정부 측에 요구한 상태다.

ⓒ 시사저널 임준선
ⓒ 시사저널 임준선

가정에서 미세먼지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청소는 물걸레질로, 조리 때는 후드 가동 외 환기 필수

가정만이라도 미세먼지의 영향을 덜 받았으면 하는 게 국민의 마음이다. 그러나 이번 권고안에 실내 공기 질 유지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되지 않았다. 예컨대 가정에서 청소하는 법이나 실내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는 법 등 실질적인 방법이 필요해 보인다.

청소는 어떤 방법으로 하는 게 실내 공기 질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까.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연 김에 청소하는 게 수월하다. 보통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는데 뒤 배출구로 미세먼지가 나온다. 2010년부터 진공청소기 미세먼지 방출량 등급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진공청소기를 구입할 때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청소 마무리는 창문을 닫고 물걸레질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 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학연구소 부소장은 “진공청소기를 사용할 때보다 물걸레 청소가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세계보건기구도 가정의 청소 방법으로 물걸레 청소(wet mopping)가 더 좋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물걸레 청소는 바닥에 가라앉은 먼지가 다시 날리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정에서 미세먼지 발생을 줄일 필요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음식을 조리할 때다. 환경부는 2016년 가정에서 요리할 때 얼마나 많은 미세먼지가 발생하는지를 실험한 결과를 발표했다. 미세먼지 PM2.5 발생량은 고등어를 구울 때 2290㎍/㎥, 삼겹살 구이 1360㎍/㎥, 계란 프라이 1330㎍/㎥, 볶음밥 183㎍/㎥ 등으로 측정됐다. 가정집의 평소 미세먼지 농도는 40㎍/㎥ 이하다.

굽고 튀기는 조리에선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음식을 삶거나 찌면 미세먼지 발생량은 많이 감소한다. 같은 음식이라도 구울 때 미세먼지 농도가 878㎍/㎥이라면 튀기기는 269㎍/㎥, 삶기는 119㎍/㎥ 정도다.

조리 후에도 한동안 미세먼지는 계속 발생한다. 고기를 구운 프라이팬이 식지 않아 꾸준히 유증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프라이팬을 식히면 미세먼지가 감소하는 시점이 빨라진다. 프라이팬을 식혔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미세먼지는 최종적으로 70㎍/㎥ 차이가 난다.

또 주방 후드의 가동 여부에 따라 미세먼지 농도가 최댓값 기준 82% 차이가 난다. 주방 후드를 틀지 않고 고등어를 구울 때 최대 PM2.5 농도는 3130㎍/㎥으로 측정됐으나 후드를 가동했을 때는 88%가 배출됐다.

우리는 후드 소리만 나면 제대로 작동하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주방 후드 필터가 오래돼 제대로 효과를 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필터는 보통 1년마다 교체해야 한다. 후드가 오래되면 내부에 부식된 곳도 있어 틈새를 타고 미세먼지가 다시 새어 나올 수도 있다. 임 부소장은 “실험을 해 보니 최고 성능의 주방 후드를 사용해도 미세먼지가 충분히 해결되지 않았다. 문제는 환기였다. 창문을 열었더니 미세먼지가 크게 줄었다. 조리할 때 노인이나 아이가 곁에 있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특히 어린아이를 곁에 두고 조리하려는 생각은 오히려 아이에게 미세먼지를 마시게 하는 일이다. 명절 때 임신부를 배려한다(?)면서 전이나 부치라고 하는데 이는 임신부에게 미세먼지를 마시게 하는 행동”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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