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청문회 첫 키워드는 '삼권분립'…‘격’ 두고 티격태격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20.01.0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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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위원들 “격이 맞느냐” “격 따질 자격 있나” 공방
정 후보자 “삼권분립과 무관하지만 국회 구성원들에겐 송구한 마음”

"입법부 수장 출신이 행정부 총리로 임명되는 건 삼권분립에 위배되지 않느냐"

1월7일 열린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첫 키워드는 예상했던 대로 '삼권분립'이었다. 현 정부 임기 중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을 지낸 여당 의원이 행정부의 총리로 임명되는 게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삼권분립에 위배되지 않느냐는 것이 논쟁의 골자였다. 의전서열 2위(국회의장)가 5위(총리)로 가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논란이다.

첫 포문은 인사청문위원장을 맡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열었다. 나 의원은 인사청문회 취지를 설명하면서 정 후보자 지명을 "매우 이례적이며 결코 긍정적이지 않은 선례"라고 비판했다. 이어진 청문위원들의 의사진행 발언과 질의에서도 이런 내용이 주를 이뤘다.

정 후보자도 이 같은 논점을 의식한 듯이 모두발언 처음과 끝에 자신의 의견을 보태기도 했다. 그는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된다면 일의 경중과 자리의 높낮이를 따지지 않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 지명을 수락했다"면서 "삼권분립은 기능과 역할의 분리일 뿐 인적 분리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1월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 후보자는 구체적인 법 조항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현행 헌법 제43조 및 국회법 제29조는 국회의원의 총리 겸직을 허용하고 있다"면서 "입법부 출신으로서 국무총리의 직분을 맡게 된다면 앞으로 국회와의 소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당 청문위원들은 문제제기를 멈추지 않았다. 지상욱 새로운보수당 의원은 "위를 올려다 보고 일하다가 오늘은 아래로 내려다보고 질문하는 자체가 불편하다"라고 비판했고, 김상훈 한국당 의원도 "총선이 치러지는 해에 특정 정당의 당적을 가진 분이 국무위원에 보임되거나 새로 임명되는 건 공정한 선거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현아 한국당 의원은 "전임 국회의장이 총리로 간다는 것은 집권 여당이 행정부에 대한 견제 기능을 포기한 거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청와대랑 집권 여당이 대선 지지도 1위를 하고 계시는 이낙연 총리의 정치 복귀를 위해 전임 국회의장을 대타로 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화가 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정 후보자가 지난해 7월 언론 인터뷰에서 총리 제의가 오더라도 입법부 위상을 감안할 때 수용하기 어렵다고 한 점을 들어 "제안을 수락한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입장을 바꾼 이유를 물었다.

정 후보자는 이에 현직 의장이 만약 총리로 간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자신은 현직 의장이 아니라면서 "삼권분립과 전혀 관계없다. 의전서열이라는 건 현직에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후보자는 지상욱 의원이 '총리로 가면 여당 의원들이 지적하기 어려워지지 않겠느냐'고 묻자 "한번 의장이면 영원한 의장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의장이라는 건 직책을 맡고 있을 때 얘기다"라며 "전직 의원이 공기업 장이 되면 현직 의원으론 대우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국회 구성원들에겐 송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지난해 여름 얘기가 나왔을 땐 그런 생각이 없었지만, 결국 이렇게 됐다. 입법부 구성원에겐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입법부 구성원 입장에선 불편할 수 있고, 마땅치 않을 수 있다. 그건 인정한다. 입법부 구성원에게 송구하다"고 자세를 낮추기도 했다.

여당 청문위원들은 삼권분립을 둘러싼 공방전에서 정 후보자를 적극 엄호하고 나섰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면 판사 출신은 국회의원을 하면 안 된다"면서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은 김용준 헌법재판소장을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했고, 과거 우리 역사에도 현직 의원이었던 이완구‧한명숙 국무총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헌법적 가치로 말하면 의전서열 1위는 국민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그 국민을 위해 일하는데, 격이 뭐가 중요한가. 논란을 만들기 위한 논란"이라고 주장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국회가 삼권분립 논쟁 자체를 제기할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우리나라가 삼권분립을 제대로 하고 있나. 국회 권위가 서야 하는데, 그 권위를 나락을 떨어뜨린 정치세력이 누구냐"면서 "삼권분립을 말하며 권위를 찾기 전에 그 내용을 확보하고 반성하는 데 신경 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방에 대해 정 후보자는 재차 "제가 국회의장을 했기 때문에 국무총리가 되는 경우 국회 구성원이 불편할 수 있다"고 수긍했다. 그는 다만 "그래서 사양하고 고사했는데, 혹시라도 제가 쌓은 경험이 국민에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다면 격식을 따지기보다 성과를 내는 게 맞지 않겠나 생각해서 수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개헌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현행 헌법 권력구조는 대통령과 행정부에 권한이 집중돼 있다"며 "수평적·수직적 분권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다는 게 제 오래된 소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1대 국회가 구성되고 첫 1년이 (개헌) 적기다"라며 "대통령도 개헌에 반대하시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성일종 한국당 의원이 2014~2016년도 수입보다 지출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소득세 탈루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소득세는 기부금, 정치자금, 후원금 공제를 받아 많이 내진 않았다"며 "14·15년 자녀가 결혼해 지출이 많았다. 축의금으로 1억5000만원씩 들어와 충당했다. 국민연금, 개인연금, 배우자 보훈연금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두 자녀가 유학했지만, 장녀는 학비와 생활비를 장학금으로 조달했다"며 "장남은 본인이 번 돈과 대출 등으로 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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