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액션 연기, 더 이상 배울 게 없다더라”
  •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7.04 14:00
  • 호수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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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한 우물 파는 배우 강동원, 《부산행》 속편 《반도》로 컴백

강동원이 돌아왔다. 그 이름 석 자만으로도 여심을 훈훈하게 만드는 톱스타의 귀환이다. 이번에도 역시 스크린이다. 영화 《인랑》(2018) 이후 3년 만이다. 영화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극 중 강동원이 봉쇄된 반도에 4년 만에 돌아온 처절한 생존자 정석 역을 맡았다. 재난으로 가족을 잃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정석은 반도로 돌아온 뒤 살아남은 자들과 함께하며 조금씩 변화하는 캐릭터다.

사실 강동원은 ‘한 우물만 파는’ 배우다. 지난 2003년 MBC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로 데뷔한 그는 그해 MBC 드라마 《1%의 어떤 것》에 연이어 출연했고, 다음 해 SBS 드라마 《매직》에 출연했다. 그리고 그해 영화 《늑대의 유혹》(2004)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고, 동시에 스타덤에 올랐다. 모델 출신 꽃미남 배우의 등장으로 충무로가 들썩했던 한 해이기도 했다. 이후 강동원은 현재까지 드라마 섭외를 고사하고 있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드라마에 출연할 생각이 없다.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호흡이 빠른 드라마와는 성향이 맞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영화 홍보차 JTBC 《뉴스룸》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11년 만의 TV 출연이었다.

드라마 3편 출연 이후 강동원은 영화로 시선을 돌렸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전우치》 《의형제》 《초능력자》 등을 통해 스크린을 종횡무진했으며, 군 제대 이후에도 영화를 통해 꾸준히 활약했다. 《군도》 《검은 사제들》 《검사외전》 《마스터》 《골든슬럼버》 《인랑》까지 강동원은 새로운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하며 인상 깊은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강동원은 이번 영화 《반도》에서도 또 한 번 강렬한 변신을 감행한다.

영화 《반도》는 2020년 칸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으며,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연 감독이 연출한 《부산행》(2016)의 후속편 격이다. 영화 《부산행》보다 확장된 세계관과 액션, 더 커진 스케일로 영화의 스틸과 포스터가 공개될 때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영화팬들의 관심까지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강동원 외에도 이정현,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김도윤, 이레, 이예원 등이 출연한다. 오는 7월 국내 개봉한다.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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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의 속편이다. 출연이 부담스럽지 않았나.

“배우로서 전작이 있는 작품의 뒷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부담일 수도 있겠고, 배우로서 욕심이 덜 날 수도 있는데, 시나리오를 봤을 때 전혀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한국에서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가 잘 없었기 때문에 더욱 출연하고 싶었다.”

《반도》가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다.

“칸영화제가 정상적으로 개최되지 않았지만 배우로서 영광이다. 외국 친구들도 축하한다고 하더라.”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을 발표한 티에리 프레모 칸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반도》의 연상호 감독에 대해 “박찬욱, 봉준호 감독을 잇는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이다. 영화 《반도》는 《부산행》의 훌륭한 시퀄”이라고 극찬했다 연 감독은 칸 측의 극찬에 대해 “그동안 제가 여섯 작품 정도 했는데, 세 작품은 칸에서 선택을 받았다. 그 세 작품과 나머지 세 작품이 어떤 점이 다를까 늘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강동원표’ 액션 연기가 특히 기대된다(강동원은 충무로에서 가장 액션 연기를 잘하는 배우로 알려져 있다. 과거 영화 《형사 Duelist》 《군도: 민란의 시대》 등에서 아름답고 우아한 액션으로 호평받은 바 있다).

“이번엔 액션스쿨에 가지 않았다. 예전에 많이 다녀서 액션팀에서 특별히 더 배울 게 없다고 하더라. 예전에 거의 다 배웠던 거다. 상급자 코스는 거의 끝났다(웃음). 극 중에서 좀비와 많이 싸운다. 몸싸움을 많이 해서 힘들었는데, 사실 저보다도 좀비를 연기한 배우들이 더 힘들었을 것이다. 촬영하면서 좀비분들이 힘들겠다는 생각만 계속 들었다.”

이번에도 역시 ‘액션의 정석’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날 선 눈빛과 시원한 타격 등 강동원만의 액션 연기는 영화의 긴장감을 극도로 드높였다. 이에 연상호 감독은 강동원표 액션에 대해 “정말 잘해서 깜짝 놀랐다. 특히 액션 포즈 같은 걸 정말 잘한다”고 극찬했다.

 

좀비 영화에 출연한 소감도 궁금하다.

“사실 개인적으로 좀비 장르를 많이 보지는 않는다. 공포영화를 조금 좋아하는 편인데 좀비보다는 심령적인 오컬트적인 것을 좋아한다. 사실 저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종말물) 영화에 참여하고 싶었다. 이번 영화의 좀비들도 한국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에 있는 좀비였다.”

 

강동원은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도전에 두려움이 없는 배우 중 하나다. 그의 액션이 수준급인 것도, 매 캐릭터마다 뒤통수를 치는 의외의 선택도 모두 그의 성향이다. 최근엔 《쓰나미 LA》라는 영화로 할리우드에 진출하기도 했다. 강동원에게 도전의 의미는 무엇일까? 지난 2018년 영화 《인랑》의 개봉을 앞두고 마련된 인터뷰 자리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성격 자체가 도전하는 걸 좋아한다. 침체돼 있다고 생각하면 견디지 못한다. 모니터링할 때도 전보다 더 나아졌는지, (문제점을) 얼마나 극복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미국 영화에 도전하는 것도 그런 의미다. 물론 액션이 아니라 드라마 연기를 영어로 해야 하니 걱정도 된다. 하던 대로 하면 잘 먹고 잘살 텐데 싶다가도 그러기는 싫다. ‘해 봐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실패할 수는 있지만 나이 들어도 여한은 없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라 망신시키고 있어’라는 말을 안 듣게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한편 강동원이 최근 유튜브 채널 ‘모노튜브’를 통해 생애 첫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이날 라이브 방송은 특별한 예고 없이 시작됐음에도 순식간에 2000여 명의 접속자가 몰렸다.

강동원은 화보 촬영 후 이어진 라이브 인터뷰에서 영화 《반도》 제작발표회에서 불거진 때아닌 비주얼 논란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사진이 잘 나오지는 않았더라. 그날 얼굴이 붓기도 했고, 컨디션이 안 좋기도 했다. 이젠 저도 나이가 있는데,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다”며 쿨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취미생활을 묻는 질문엔 “야구 보는 맛에 산다. 본가가 창원이라 NC 다이노스의 팬”이라고 답했다. 어느 팬이 “형은 언제 늙어요?”라고 질문하자 “나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강동원은 이어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데 여러분도, 저도 힘내서 극복하고 잘 헤쳐 나갔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편 강동원은 올 초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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