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이냐, ‘입당’이냐 아니면 ‘독자노선’이냐…깊어지는 安의 고민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1.01.2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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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3월초 우리당 후보 뽑을 때까지 단일화 힘들어” 이견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월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월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4·7 서울시장 재보선 야권후보 단일화를 놓고 국민의힘, 국민의당 간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시사저널을 비롯한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월에 가서 후보단일화를 시도하는 것은 늦다”면서 “단일화 방안을 논의할 실무협상단부터 꾸리자고 제안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일관되게 3월 초 자당 후보가 정해지면 단일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주도권 싸움’이 표면상으로 드러난 차이라면, 이면에 숨겨진 것은 지지층을 상대로 한 설득, 명분이다. 국민의당이 “공당의 대표(안철수 대표)에게 입당하라는 것은 말이 안되는 처사”라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이 “공당의 대표가 다른 당에서 실시하는 경선에 무소속으로 나서겠다는 것은 말이 되는 소리냐”고 맞받아치는 것은 양쪽 모두 지지층을 설득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28일 “우리 당 후보가 확정된 다음 출마하고 싶은 사람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금태섭 전 의원 셋이면 그 셋이 단일화를 하면 된다”고 말해 경선 후 단일화 의지를 재차 밝혔다. 

 

안 대표 제안 '오픈 경선'에 국민의힘 시큰둥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날 때마다 “2011년 박원순 당시 무소속 후보와 민주당 간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도 8일밖에 안 걸렸다”고 말하고 있지만, 당시와 지금을 단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당시 진보진영 단일화는 시민단체까지를 모두 포함시키는 것이었으며 박원순 당시 무소속 후보와 박영선 민주당 후보 간 지지율 차가 10%이상 났다. 양 진영 간 정치적 성향도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정치적 노선도 약간 다를뿐더러, 후보 간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다.

때문에 김 위원장의 말처럼 3월4일 국민의힘 본경선 후 단일화 협상에 나서는 것은 시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의원은 “정식 경선을 거쳐 뽑은 우리당 후보가 단일화 협상에서 패했다고 가정해보자. 우리당 지지자들에게 안 대표를 뽑아달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나”라며 “현재로선 안 대표 입당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비대위 관계자도 “안 대표 개인의 생각이 절대적으로 반영되는 조직(국민의당)이기에 우리당 입당이 100%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면서 “현재로선 2014년 전격적으로 민주당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든 것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앞줄 왼쪽) 등 지도부가 1월2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앞줄 왼쪽) 등 지도부가 1월2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때문에 일각에선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이 임박했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안 대표가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해 전격적으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거라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 국민의당은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일부 언론의 안 대표 국민의힘 입당설에 대해 "아니 땐 굴뚝인데 연기를 너무 확실히 냈다"며 "전혀 사실무근의 오보"라고 일축했다.

안 대표 입당은 국민의당 입장에선 고개를 숙이고 적진에 들어가는 모양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지지층 이탈도 불가피하다. 때문에 국민의힘과 당 대 당 통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아일보는 27일 “안철수 대표가 비공식 라인을 통해 ‘국민의힘 입당 시 당 사무처 직원들의 고용 승계가 불확실한 게 고민된다’는 뜻을 전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를 근거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안 대표가 개별 입당보다는 합당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합당은 안 대표가 선호하는 방식이기에 이를 국민의힘 지도부가 받아들일지도 현재로선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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