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턱대고 창업했다 100% 망하는 이유 있었네!
  • 김상훈 창업통tv 대표 (startceo@naver.com)
  • 승인 2021.03.24 14:00
  • 호수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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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_창업] 제대로 된 상권분석 빅데이터 없어 예비 창업자 불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자영업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국내 자영업 시장 또한 비대면 온라인 소비시장까지 공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배달 전문 매장, 밀키트(이미 가공된 식품) 시장을 공략하는 소상공인도 늘어났다.

이제 외식업 경영자들은 배달앱에 어떤 메뉴를 탑재할까를 고민하는 시대로 급변했다. 하지만 배달시장의 속내는 그다지 녹록지 않다. 필자 주변엔 “차 떼고 포 떼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다”고 하소연하는 배달음식 업종 관계자가 많다. 그런 만큼 소상공인 시장의 빅데이터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상권분석 시스템을 무료 서비스 중이다. 시장 진입 단계부터 주먹구구로 창업하기보다는 체계적인 상권분석을 통해 첫 단추를 잘 꿰자는 의미가 크다. 기존 창업자들도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 성과 창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늘 빅데이터 상권분석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넘쳐나는 빅데이터를 소상공인들로 하여금 어떻게 제대로 읽게 할 것인지에 있다. 데이터 따로 시장 따로 노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동시에 빅데이터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획기적인 관점의 전환도 필요하다.

거리를 오가는 관광객과 시민들의 발길이 줄면서 서울 명동에 문을 닫는 점포가 늘고 있다.ⓒ시사저널 이종현
거리를 오가는 관광객과 시민들의 발길이 줄면서 서울 명동에 문을 닫는 점포가 늘고 있다.ⓒ시사저널 이종현

이제 자영업도 빅데이터를 주목해야 하는 시대

포털사이트에서 상권분석 시스템을 입력하면 소상공인 상권분석 사이트(sg.sbiz.or.kr)에 접속하게 된다. 소상공인 상권분석 시스템이 서비스되기 시작한 지는 10년이 넘었다. 오픈 초기엔 실효성 논란도 있었다. 하지만 카드사의 매출 정보, 정부기관의 창폐업 정보 등 다양한 빅데이터가 프로그램에 축적되면서 상권분석 시스템의 실효성은 많이 높아진 상황이다. 소상공인 관련 빅데이터 상권분석 서비스로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외에도 서울시가 운영하는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서비스도 있고 수원시가 운영하는 빅데이터 포털사이트, 국민은행이 서비스하는 리브온 서비스도 있다. 민간업체의 유료 서비스도 있다

하지만 빅데이터 상권분석을 실행해야 하는 소상공인 개개인들 입장에서 본다면 누구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어떻게 내 가게 경영에 활용할 것인지, 신규 창업자 입장에서 광범위한 빅데이터를 어떻게 의사 결정에 접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데이터 따로 시장 따로 노는 경우도 다반사다. 창업시장을 25년간 살펴온 필자 입장에서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상권분석 시스템은 IT 강국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는 매우 선진적인 시스템임은 분명하다. 문제는 상권분석 프로그램을 누가, 어떤 시점에, 어떻게 활용하고, 해석할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프로그램 사용법 정도를 교육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사용법을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련 빅데이터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 도래했다고 본다.

소진공이 운영하는 상권분석 시스템은 창업 예정자들이 특정 상권에 대한 시장조사 과정에서 어떤 아이템으로 창업하는 것이 나을지, 데이터를 통해 분석하고 예측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예비 창업자 입장에서는 희망상권 판단, 주요 아이템에 대한 매출 데이터를 파악함으로써 사전에 사업 타당성 분석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기존 창업자 입장에서도 내 가게 주변의 경쟁 상황, 경쟁업소의 매출 데이터,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효성 있는 마케팅 활동에 적용할 수도 있다.

사용법은 복잡하지 않다. 포털사이트에서 상권분석 시스템을 입력하면 소진공의 상권 정보가 뜬다. 이곳을 클릭해 회원 가입 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이 프로그램 이용 자격이 주어진다. 이 사이트에 접속하면 상권분석 관련 간단분석·상세분석 프로그램을 만난다. 예를 들어 희망하는 업종을 정하고, 구체적인 아이템 1개를 클릭한 다음, 해당 상권의 영역을 지도에서 설정하고 분석하기를 누르면 30초 내에 무려 35~40쪽 분량의 상권분석 보고서를 받을 수 있다. 보고서는 6개 항목이다. 상권평가·업종분석·매출분석·소득소비분석·지역분석 데이터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수익성 시뮬레이션 프로그램도 만날 수 있다. 소상공인 시장분석 차원에서는 업종분석 데이터와 매출분석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 데이터에 속한다. 시간대별·요일별 매출비율도 확인할 수 있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직전 3개월 동안 내가 원하는 상권, 내가 관심 있는 아이템의 가게가 해당 입지에서 몇 개 오픈했고, 몇 개 폐업했는지를 보고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왜 폐업했는지까지 살필 필요도 있다. 관건은 이 데이터를 창업자 입장에서 어떻게 읽고 의사 결정을 할 것인지의 문제가 남아 있다.

 

부동산중개업소 등과의 협력 시스템 필요

창업자에게 상권분석 데이터가 절실한 시점은 창업을 위한 시장조사, 점포 결정, 점포 이전 단계다. 성과 창출을 위한 마케팅 활용 측면에서도 상권분석 데이터는 매우 유용하다. 필자는 새로운 제안을 하고 싶다. 해당 상권 부동산중개업소에 가면 특정 업종에 대한 상권분석 빅데이터가 손쉽게 서비스되는 시스템은 왜 없는 것일까. 막대한 국민 세금으로 구축해 놓은 상권분석 시스템이 상권 현장과 결합돼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직전 3개월 동안의 해당 상권 창·폐업 데이터, 매출 데이터를 부동산중개업소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소상공인 정보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실효성 있는 부동산중개업소와의 협력 시스템은 사전에 구축돼야 한다. 동시에 상권은 움직이는 생물과 같기에 시시각각 움직이는 동향 데이터는 필수다. 전국 상권에 모니터 중개업소를 설정해 우리나라 100대 상권에 대한 매월 창·폐업 동향 데이터, 점포 시세 및 권리금 동향, 상권 이슈 등의 정보를 매달 서비스할 수는 없는 것일까. 이렇게 된다면 척박한 자영업 생태계의 자정 기능 및 건정성을 확보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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