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왜 사장도 없는데 1조5000억 사업 서두르나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1.04.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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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정역 환승센터 복합개발 사업 무리한 일정 추진 논란
건설업계 "SH가 특정업체 몰아주려 한다" 불만 쏟아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월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발산근린공원에서 SH분양원가은폐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했다. ⓒ국회사진취재단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월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발산근린공원에서 SH분양원가은폐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했다. ⓒ국회사진취재단

두 차례씩이나 심사를 연기하는 등 개발과 관련해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복정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에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선정심의위 회의를 연기한 SH공사는 금요일인 지난 4월16일 느닷없이 공모 회의를 4월20일 강남구 수서동 SH공사 본사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영업일 기준 이틀 만의 준비기간이 주어지자 공모에 참여한 건설업체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SH공사가 참여 건설업체들의 의견은 반영하지 않고 일방통행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려 한다. 갑질도 이런 갑질이 없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복정역 부근 토지를 개발하는 이 공모사업은 그동안 “SH공사가 특정업체를 몰아주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논란이 일자 SH공사는 지난 4월6일 본사에서 5개 컨소시엄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최대한 공정하게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 SH공사는 두 번째 사업자 선정 연기 이유에 대해 “특정 업체의 중대한 감점사항에 대한 법률적 검토 및 해당 업체의 소명자료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내부 검토는 끝난 만큼 4월7일 업체의 소명자료를 확인한 뒤 다시 공모 일정을 잡겠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최소 일주일 전 일정을 공지해줄 것을 요청했기에 그럴 줄 알았다"면서 "영업일 기준 이틀 전에 통보하는 게 어디있나”고 분통을 터트렸다.

논란된 '특정 업체 중대 감정사항'도 모르쇠

간담회에서 밝힌 ‘특정 업체의 중대 감점사항’에 대해 현재 SH공사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것도 논란이다. SH공사 주변에서는 “사장이 공석인 틈을 타 서둘러 노른자위 개발사업을 특정업체에 몰아주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SH공사는 전임 박원순 시장 체제에서 선임된 김세용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 현재 사장 자리가 공석이다. 지난 7일 재보선을 통해 뽑힌 오세훈 시장은 현재 핵심 산하기관인 SH공사 사장 후보로 여러 명을 물망에 올려놓고 검토 중이다.

1차 연기 후 심의위원 풀(Pool) 및 가격평가 점수가 유출됐다는 등 근거없는 소문이 파다했다. 공모 사업이 이처럼 미숙하게 진행되다보니 SH공사 주변에서는 “2차 연기 이후 열흘 가까운 시간 동안 법률 검토가 아닌 심사위원 변경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돈다. 추정사업비가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복정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은 현재 DL이앤씨(옛 대림산업)·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호반건설,·중흥건설 등이 컨소시엄 대표로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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