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중독까지…‘단 음식’이 뇌에 미치는 영향
  • 서지민 디지털팀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7.2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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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등 ‘과당’ 섭취, 호르몬 분비 조절해

설탕이 잔뜩 들어간 단 음식이 몸에 좋지 않다는 건 흔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특히 당분이 많은 음식은 다이어트에 좋지 않고, 혈관건강에도 나쁘다. 그러나 신체적 변화를 불러오는 것 말고도 지나친 당분은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 

당분 중에서도 과일이나 곡물 같은 식품에 천연적으로 들어 있는 포도당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가공식품이나 음료에 첨가된 과당 같은 당분은 우리 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을 과다 섭취하면, 우울증 및 중독 증상 등을 겪을 수 있다. ⓒfreepik

▲ 우울증 위험

당분을 과다 섭취하게 되면 정신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흔히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단 음식을 먹어서 스트레스를 푼다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반복되면 반대로 기분에 악영향을 미친다.

당분을 먹으면 우리 몸의 혈당은 급격하게 올라간 후, 곧바로 떨어진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우리 몸은 ‘슈가 크래시’(sugar crash) 증상을 겪게 되는데, 이 증상이 무력감과 불안, 우울 증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혈당이 급격히 올랐다 떨어지면서 기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에 혼란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당분 섭취는 대표적인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신체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의 양에는 한계가 있는데, 당분 섭취로 인해 세로토닌이 갑자기 많이 분비되면 그만큼 더 쉽게 고갈된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 우울증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 당분 중독 증상

당분은 먹을수록 더 많이 찾게 되는 중독 증상을 유발한다. 당분의 단 맛은 혀의 감각을 극도로 활성화하면서 뇌에 신호를 보낸다. 이때 뇌는 ‘도파민’ 같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다시 말해 당분을 먹을 때마다 도파민 분비가 촉진되면서, 기분이 좋아져 곧 중독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매커니즘은 실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당분 섭취를 통해 우리 기분을 한결 나아지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과도한 당분 섭취가 일상적으로 반복된다면 당분에 대한 자제력을 상실하게 만들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 기억력·학습력 저하

천연 당이 아닌 인공적으로 첨가된 당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뇌에서 신경영양인자(BDNF)가 덜 생성된다. BDNF는 학습을 하거나 기억을 형성하는 데에 뇌를 돕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BDNF가 부족하면 학습·기억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는 의미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 연구팀에 따르면, 과당을 너무 많이 섭취한 쥐는 뇌 내 시냅스(신경 접합부) 활성에 손상을 입었다. 뇌세포와 뇌세포를 이어주는 기능이 약해지게 된 것이다. 

BDNF 수치가 낮아지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알츠하이머 역시 기억 형성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인데, 만성적인 당분 과다 섭취가 BDNF를 억제해 뇌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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