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어린이 100만 명 영양실조…이전 정부 탓”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1.11.1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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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원조 약속 지켜야”
8월14일(현지 시각) 탈레반을 피해 집을 떠난 아프간인들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공원에 임시 거처를 마련해 살고 있다. ⓒEPA=연합뉴스
8월14일(현지 시각) 탈레반을 피해 집을 떠난 아프간인들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공원에 임시 거처를 마련해 살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은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현지 어린이 수가 10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16일 하아마통신 등 아프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압둘 바리 오마르 탈레반정부 보건부 부장관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약 300만 명의 어린이가 여러 질병에 시달리고 있고, 이 가운데 100만 명은 영양실조 상태”라고 말했다. 또 어린이 외에 여성 70만 명도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마르 부장관은 “아프간의 식량 위기는 이전 정부의 유산”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보건 분야는 외국 원조에만 의존했다”며 “기초 인프라와 공장은 구축되지 않았고 국내 자원도 활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초 아프간은 공공 부문 경비의 75% 가량을 해외 원조로 조달할 정도로 국제 사회의 지원에 크게 의존해왔다.

그는 국제사회에 대해서도 약속한 원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마르 부장관은 “국제기구가 원조를 중단한다면 우리가 어떻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한편 탈레반은 과거 1996~2001년 아프간에서 집권했으나 9·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하다가 미군의 침공으로 정권을 잃었다. 이후 오랜 내전을 거쳐 지난 8월 20년 만에 재집권한 바 있다. 이에 미국 등에 예치되어 있던 90억 달러(약 10조6000억원) 이상의 아프간 중앙은행 보유고가 동결, 국제기구들의 원조 중단과 극심한 가뭄까지 겹치면서 아프간 현지 경제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에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아프간에서 2400만 명이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으며, 연말까지 320만 명의 5세 미만 영유아가 급성 영양실조로 고통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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