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尹 정부…“北, 바이든 방한 맞춰 핵실험 가능성”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5.07 14:3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 국무부, ‘7차 핵실험’ 준비 가능성 언급
김정은, 바이든 방한 맞춰 대남·대미 압박 수위 높일 듯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실로 사용하게 될 용산 국방부 청사에 새로 설치한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5월6일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실로 사용하게 될 용산 국방부 청사에 새로 설치한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5월6일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복구 움직임이 포착된 가운데 이르면 이달 중 제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북한이 대남·대미 압박 수위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난제를 맞닥뜨리게 됐다.  

절리나 포터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6일(현지 시각)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실험 준비 상황에 대한 질의에 "미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준비하고 있고, 이르면 이달 중 이곳에서 7차 실험을 할 준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포터 부대변인은 이같은 평가가 북한이 최근 내놓은 성명과도 일치한다면서, 미국은 동맹, 파트너 국가와 정보를 공유하며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달 중 한국·일본 순방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번 순방이 굳건한 동맹 관계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이듬해인 2018년 4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북·미정상회담 무드가 조성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당시 북한은 자진해서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했다. 그해 5월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방식으로 폐기하기도 했다. 

다만 북한은 핵실험장 입구만 파괴하고 지하 구조물 전체를 폭파하지는 않았다는 게 국제 사회의 평가다. 

한·미·중·러·영 5개국 취재진이 5월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파괴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한·미·중·러·영 5개국 취재진이 2018년 5월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파괴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평화 무드가 형성되기도 했지만 이후 교착을 거듭하며 상황은 다시 바뀌었다. 특히 북한은 올해 들어 잇따라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한 데 이어 핵실험과 ICBM 발사유예를 폐기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실제로 지난 3월24일에는 ICBM을 시험 발사하며 상황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또 최근에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 옆쪽으로 굴착 공사를 진행하는 모습이 위성사진으로 연속 확인되면서 이 갱도를 이용해 전술핵 등 실험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CNN방송은 전날 미국의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 국방·정보기관들이 이달 중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재개할 준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포터 부대변인의 답변과도 일치한다. 다만 CNN은 북한이 실험장 지하 터널 중 한 곳에 핵 물질을 넣어뒀는지는 미 당국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이날도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의 위성사진 분석을 인용해 풍계리 핵실험장 지휘소 주변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북한이 3번 갱도 복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화물 트럭이 핵실험장 지휘소 본부 건물 앞에 주차된 모습이 잡혔다고 전했다.

북한이 실제 핵실험을 강행하면 오는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 초반부터 남북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며 긴장 국면 조성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1월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20∼22일)과 일본(22∼24일) 순방을 앞두고 있어 북·미 관계 역시 급랭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대응은 그때그때 편의적으로 자꾸 바꿔서는 안 된다. 일관된 시그널과 메시지를 줘야 한다"며 "북한이 조금이라도 핵을 포기한다든가 핵 사찰을 받는다든가 불가역적 비핵화 조치를 단행하게 되면, 북한의 경제 상황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 점검해서 준비해놓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