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퍼스트레이디’ 질 바이든, 우크라 깜짝 방문…“연대 보여주려”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5.0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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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총리·독일 하원의장도 키이우 방문
질 바이든 여사가 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국경 마을 우즈호로드의 한 학교에서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에게 꽃다발을 안기고 있다. ⓒAP연합
질 바이든 여사가 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국경 마을 우즈호로드의 한 학교에서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에게 꽃다발을 안기고 있다.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배우자 질 바이든 여사가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러시아의 공습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현지를 깜짝 방문했다. 같은 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배르벨 바스 독일 연방하원 의장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연대의 뜻을 나타냈다.

바이든 여사는 미국에서는 ‘어머니의 날’로 기념되는 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 마을 우즈호르드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배우자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만났다.

바이든 여사는 “‘어머니의 날’에 이곳에 오고 싶었다”며 “이 잔혹한 전쟁이 중단돼야 하며 미국인들이 우크라이나 국민과 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방문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젤렌스카 여사는 “오늘처럼 공습 사이렌이 울리는 등 매일 전투가 벌어지는 이곳을 미국 영부인이 찾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다”며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이날 두 사람이 만난 곳은 우즈호르드 내 피란민의 임시 거주 시설로 활용되고 있는 한 학교의 교실이었다. 두 사람은 이곳에 한 시간가량 머물며 공개 및 비공개 회담을 진행했다. 이어 현지 어린이들이 어머니의 날 선물로 종이 휴지 곰을 만드는 행사에도 참석했다.

바이든 여사는 지난 6일부터 루마니아를 시작으로 동유럽을 순방하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 방문은 차량으로 이루어졌으며, 슬로바키아에서 국경을 넘어 약 10분을 이동해 우즈호르드에 도착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여사가 우크라이나에서 체류한 시간은 2시간가량이었다.

AP통신은 바이든 여사의 이날 방문에 대해 “남편이 하고 싶어 했던 개인 외교를 수행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쟁 발발 이후 줄곧 우크라이나 방문을 희망했으나, 안전·경호 문제 등으로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백악관은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방문을 희망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이날 부총리·외무장관 등 내각 핵심 인사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소도시 이르핀을 방문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이르핀을 방문해 러시아군 공격으로 파괴된 군사시설과 민간인 거주지역을 둘러봤으며, 취재진에게 “러시아의 불법 전쟁에 따른 참상을 직접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날 트뤼도 총리가 방문한 소도시 이르핀은 전쟁 초기 격전지로 꼽히는 곳으로, 한동안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러시아군 퇴각 이후 우크라이나 측에 의해 민간인 집단 학살 등 전쟁범죄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르핀 방문 후 키이우로 이동해 현지 캐나다 대사관에 국기를 직접 게양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이는 대사관이 다시 키이우로 복귀했음을 알리는 상징적 조처로, 키이우 주재 캐나다 대사관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함께 잠정 폐쇄된 이후 우크라이나 르비우, 폴란드 등을 전전했다. 캐나다 대사관은 조만간 키이우에서 업무를 재개한다고 트뤼도 총리는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극악무도한 전쟁 범죄의 책임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러시아인 40명, 5개 단체, 올리가르히(러시아의 신흥 재벌), 국방 분야 관련자 등에게 신규 제재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더 많은 군사 원조, 드론 카메라, 위성 사진, 소형 무기, 탄약, 지뢰제거 작전을 위한 재정 지원을 공표한다”고 말했다.

또 캐나다 정부는 키이우에서 주우크라이나 대사관을 다시 열고, 식량 안보를 위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2500만 달러(약 318억원)를 제공하며, 모든 우크라이나산 수입품에 대해 내년 관세를 폐지한다고 트뤼도 총리는 전했다.

배르벨 바스 독일 연방하원 의장도 이날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두 사람은 제2차 세계대전 희생자들을 함께 추모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문제 등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는 1945년 5월9일 독일 나치 정권을 물리치고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날을 기념해 전승절을 지내고 있으며, 당시 소련에 속했던 우크라이나도 이날을 전승절 국경일로 삼고 있다. 이에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전승절을 맞아 우크라이나에 ‘최후통첩’을 보내거나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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