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출마할까요?”…文대통령, ‘푸른 팬덤’ 환호 속 마지막 퇴근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5.09 19:1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일 오후 6시 靑 정시 퇴근으로 5년 임기 마침표
지지자 바라보며 마지막 인사…“여러분 있어 영광이었다”

“괜찮아, 잘 될 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9일 청와대 분수 앞,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도착하자 주변에 운집한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일제히 ‘미도와 파라솔’의 노래 《슈퍼스타》를 부르기 시작했다. ‘괜찮아 잘 될 거야 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 너만의 살아가야 할 이유 그게 무엇이 됐든 후회 없이만 산다면 그것이 슈퍼스타.’ 푸른 모자를 쓴 지지자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문 대통령 내외는 감격에 겨운 듯 눈시울을 붉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를 나서며 직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를 나서며 직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9일 오후 6시, 청와대에서 마지막 퇴근을 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직접 걸어서 청와대 문밖으로 나섰다. 마스크를 벗은 문 대통령 옆에는 흰 정장을 입은 김 여사가 동행했다. 경호원들이 문 대통령 내외를 둘러싼 가운데 파란 풍선과 파란 모자를 쓴 시민 지지자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문 대통령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환송 행사가 열리는 분수대까지 한 발 한 발 천천히 걸었다. 중간 중간 지지자들과 직접 악수를 나누거나 손을 흔들기도 했다. 지지자들의 열기는 흡사 아이돌 콘서트장을 연상케 했다. 문 대통령의 마지막 퇴근을 보러 온 지지자들은 ‘사랑해요 문재인’ ‘행복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할게요’ 등의 팻말을 흔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퇴근길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케이크를 받은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퇴근길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케이크를 받은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분수대에 도착한 뒤 “여러분 고맙습니다. 다시 출마할까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업무가 끝나는 6시에 정시 퇴근했다. 대통령으로 일하는 동안 첫 퇴근인데 동시에 마지막 퇴근이 됐다. 하루 근무를 마치는 퇴근이 아닌 5년 근무를 마치는 퇴근이 됐다”며 “마지막 퇴근을 하고 나니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 홀가분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들 덕분에 무사히 임기를 마칠 수 있었다”며 지지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여러분 덕분에 임기 중에 여러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잘 극복할 수 있었고 위기 속에서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었다”며 “마침내 우리는 선진국, 선도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나는) 성공한 대통령이었느냐”고 묻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네”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웃으면서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여사에도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지지자들을 향해 ‘김정숙’이라는 이름을 외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에게 마이크를 건네받은 김 여사는 “대통령님과 함께 마음 졸이며 우리나라의 발전과 세계 속에서 우뚝 서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여러분들과 함께 있어서 영광이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이어 “가정에 평화와, 어린 아이들이 행복하게 뛰어놀 수 있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는 나라를 위해 노력해달라. 저도 양산에 가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를 지나며 퇴근길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를 지나며 퇴근길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감사 인사를 마친 뒤 미리 준비된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퇴근 후 서울 모처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자정까지 군과 연결된 핫라인을 통해 군 통수권자로서의 권한을 유지한다. 10일 오전 0시를 기해 윤 당선인에게 통수권을 이양하는 것으로 5년 임기의 마침표를 찍는다.

이튿날인 10일에는 국회에서 열리는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 취임식이 끝난 뒤 낮 12시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사저가 있는 양산 평산마을로 향한다. 오후 2시30분께 울산 통도사역에 내린 다음 오후 3시쯤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에 도착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