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버펄로 슈퍼마켓 총격범, 다른 곳 추가 공격하려 했다”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5.1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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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3월에 사전답사…최소 30명 살해 계획 세워”
14일(현지 시각) 버펄로 슈퍼마켓 총기 난사 사건의 피의자 페이튼 젠드런(18)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AP연합
14일(현지 시각) 버펄로 슈퍼마켓 총기 난사 사건의 피의자 페이튼 젠드런(18)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AP연합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서 발생한 슈퍼마켓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이 범행 이후 다른 가게들에서도 총격을 이어갈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지프 그라마글리아 버펄로 경찰국장은 16일(현지 시각)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총격범이 거기서 나가 광란의 총격을 이어가고 사람들을 계속 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는 증거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라마글리아 경찰국장은 총격범이 또 다른 대형 슈퍼마켓을 공격하려고 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물이 있다며 “(범행 후) 총격범은 차에 타고 제퍼슨 애비뉴를 따라 운전하면서 같은 일(총기난사)을 계속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뉴욕 슈퍼마켓 총기난사 사건은 18세 백인 남성 페이튼 젠드런이 지난 14일 군복에 방탄복을 입고 버펄로 동부의 흑인 주거지역에 있는 한 슈퍼마켓에 들어가 반자동소총을 난사해 10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다. 젠드런은 지난해 뉴욕주 빙햄턴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10대로, 범행 전날 3시간 반을 운전해 버펄로에 도착한 뒤 현장을 미리 답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동기는 백인우월주의에서 비롯된 유색인종에 대한 증오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젠드런은 과거 인터넷에 올린 180페이지 분량의 성명에서 백인들이 유색인종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음모론인 ‘대체 이론’(great replacement)을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젠드런이 지난달 29일 파일 공유 사이트에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589페이지 분량의 온라인 문건을 입수, 그가 지난 3월 버펄로로 ‘정찰 여행’을 떠나 슈퍼마켓을 포함한 3곳을 범행 대상 지역으로 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젠드런은 범행 현장이 된 슈퍼마켓을 ‘1번 공격지점’이라고 지칭했고, 버펄로 내 다른 두 곳을 “모든 흑인에게 총을 쏠” 다른 공격 지점이라고 표기했다.

당시 그는 슈퍼마켓을 들락거리며 현장을 살펴보다 무장 경비원으로 “뭘 하는 거냐”는 질문을 받자 통계조사를 한다고 둘러댄 뒤 범행을 빠져나왔다고 한다. 그는 당시 정찰에서 슈퍼마켓에 흑인 53명과 백인 6명이 있었다고 기록하고, 문건에 공격 지점들 사이의 이동 경로와 각각의 범행에 필요한 시간, 최소 30명 이상을 살해할 것이라는 점 등을 자세히 적었다고 WP는 전했다.

젠드런은 해당 범행 이후 1급살인 혐의로 기소됐으나 유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번 총격을 젠드런의 단독 범행으로 판단해 연방법상 증오범죄 혐의 등으로 그를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한편 버펄로가 고향인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피해자와 유가족을 돕기 위해 280만 달러(약 36억원)의 기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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