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측근 채용’ 논란에 휩싸인 광주 광산구 시설관리공단
  • 조현중 호남본부 기자 (sisa612@sisajournal.com)
  • 승인 2023.02.0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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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본부장에 구청장과 ‘한솥밥’ 기아차 전 공장장·광주형일자리 출신 임용
구청장 측근 챙기기 논란도…용역결과 나오기 전에 경영본부장직 신설해 임용
공단 “채용절차, 투명·공정하게 이뤄져…공단 조직개편은 광산구 조직진단 용역과 무관”

광주 광산구 산하 공기업인 시설관리공단이 구청장 측근 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광산구시설관리공단(공단) 신임 경영본부장에 현 구청장과 과거 같은 직장에서 ‘한솥밥’을 먹은 인사가 임용되면서다. 특히 해당 인사가 맡게 된 자리는 임용에 앞서 신설됐는데, 이를 두고 구청장 측근을 챙기기 위한 맞춤형 자리 마련 아니냐는 등 뒷말이 무성하다.

광주 광산구 산하 공기업인 시설관리공단이 구청장 측근 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광주 광산구시설관리공단(공단) 신임 경영본부장에 박병규 현 구청장과 과거 같은 직장에서 ‘한솥밥’을 먹은 인사가 임용되면서다. 사진은 광산구시설관리공단 출입문 ⓒ시사저널 조현중
광주 광산구 산하 공기업인 시설관리공단이 구청장 측근 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광주 광산구시설관리공단(공단) 신임 경영본부장에 박병규 현 구청장과 과거 같은 직장에서 ‘한솥밥’을 먹은 인사가 임용되면서다. 사진은 광산구시설관리공단 출입문 ⓒ시사저널 조현중

3일 광주 광산구와 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최장 5년 임기 개방형 직위인 공단 경영본부장에 A씨가 2월 1일자로 임용됐다. A씨는 향후 최장 5년 동안 공단의 예산 운영과 직원 인사를 담당한다.

문제는 A씨의 이력이다. A씨는 기아차 광주공장 공장장 등을 지냈고, 광주형 일자리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박병규 광산구청장의 전 직장이다. 박 청장은 아시아자동차 시절이던 1990년부터 약 30년 동안 기아차 광주공장에 재직했다. 

노동계 대표로 광주시와 현대차 간 투자협상 참여 등 광주형 일자리 관련 이력도 A씨와 겹친다. 박 구청장은 2020년 광주형일자리 출범 당시 상생위원회 위원장으로서 1년 여 기간 동안 활동했다. A씨도 광주형일자리 출범 직후부터 최근까지 자문위원으로 일했다.

해당 자리가 급히 신설되면서 측근 챙기기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광산구 시설관리공단은 경영본부장직을 신설한 정관 개정과 조직 개편을 지난해 12월 7일 단행했다. 공단 직무 구조의 효율적인 개선을 위한 조직진단 연구용역은 그보다 보름가량 앞선 11월 21일 발주했다.

계약금 3000여만 원에 수의계약으로 발주한 연구용역의 과업 수행은 오는 3월 20일까지다.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조직개편을 단행해, 사실상 정해진 결과에 맞춘 명분 마련용이란 시각도 있다. 시설관리공단은 조직 개편 단행 20일 만에 경영본부장 채용 공고를 냈다. 복수 본부장 체제로 전환한 시설관리공단의 예산 운영과 직원 인사는 경영본부장이 담당한다.

광산구 한 의원은 “전에 없던 경영본부장직을 속도전 펼치듯 만들어내 구청장과 가까운 인사를 그 자리에 앉혔다”며 “조직 운영의 핵심 권한까지 줬으니 우연이라기에는 참으로 공교롭다”고 지적했다.

광주 광산구 시설관리공단 현판 ⓒ시사저널 조현중
광주 광산구 시설관리공단 현판 ⓒ시사저널 조현중

이에 대해 공단 측은 채용 전형은 투명하고 공정했다고 해명했다. 또 특정인을 챙기기 위한 자리 마련이 아니라 조직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본부장급의 업무분장 필요성이 제기돼 직책을 신설했다는 것이다. 

신선호 광산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3일 오후 시사저널과 만난 자리에서 “경영본부장 임용 과정에 최초 3명이 지원, 중도포기와 인성검사 시간 초과 등의 사유로 2명이 선정 과정에서 탈락했다”며 “선발위원회가 남은 한 후보에 대한 검증 결과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돼 채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간 본부장 1명이 공단의 방향을 설정하고 전체를 운영해온 만큼 업무 하중이 있었다”며 “이번 조직개편에는 본부장급의 부담을 줄이고 상호 견제할 수 있게끔 한 뜻을 담았다”고 복수 본부장제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신 이사장은 아울러 경영본부장 신설에 대해 “광산구가 현재 공단 조직 업무에 관여하고 있는 부분은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진행 중인 조직진단 연구용역뿐”이라며 “이는 공단 조직개편과 관계없이 과거 공단 내 불거졌던 문제를 점검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공단이 경영본부장직을 신설한 정관 개정과 조직 개편은 광산구가 발주한 공단 직무 구조의 효율적인 개선을 위한 조직진단 연구용역과는 무관하며 단순 직원 채용 절차인 만큼 임원 채용처럼 광산구가 개입할 여지 또한 없었다는 것이다.

광산구 관계자도 “구청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조직 개편은 공단 이사회가 결정해 올려 보내 ‘그 결과를 참고하라고 조직진단 연구용역 수행 업체에도 내용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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