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KAI의 민간 매각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강 사장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항공 우주 전력의 70% 이상을 KAI가 담당하고 있다"며 "과연 이를 민간에 넘겼을 때 안보가 담보되겠느냐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일각에서는 KAI의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의 지분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강 사장은 "정부도 항공우주전력의 50% 이상을 납품하는 핵심 기업을 민간에 넘기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엇보다 임직원 90% 이상이 반대하는 만큼 임직원들과 입장을 같이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주주인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의 은행장도 지난달 국회에서 KAI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강 사장은 "올해 수주 4조5000억원과 매출 3조8000억원을 달성하겠다"며 단기 목표를 제시했다. 기술 투자 등을 통한 실적 개선으로 독자적인 방산업체로써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다. KAI는 올해 초 2050년 매출 40조원을 달성해 세계 7위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KAI의 도심항공교통(UAM) 개발과 뉴스페이스 투자에 대해 강 사장은 경쟁업체보다 4∼5년 늦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연구개발(R&D)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30년 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확보함으로써 '퀀텀점프'를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강 사장은 목표 달성을 위해 6세대 전투기와 친환경 항공기, 민군 겸용 미래형 항공기체(AAV)에 탑재될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그간 축적한 전투기 노하우를 바탕으로 AAV 기체 개발도 적극 추진한다. 그는 "향후 5년간 제품 개발에 7100억원,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4600억원, 미래 신기술 확보에 3300억원 등 총 1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단기적 수익 확보를 위해 현재 추진 중인 수출계약 성공과 새로운 수출시장 발굴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이집트는 현재 46개의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고 많게는 100개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아랍에미리트(UAE) 시장에서도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시장 진출은 올해 잘 준비해 내년부터 총력전을 필칠 것"이라며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미국을 잇는 북방 수출벨트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