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 펀드, DB하이텍 지분 확보…“기업가치 극도로 저평가”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3.3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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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 분할 논란과 자사주 매입, 근시안적 지배구조 개편”
강성부 KCGI 대표 ⓒ연합뉴스
강성부 KCGI 대표 ⓒ연합뉴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 펀드인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I)가 DB하이텍 지분을 7% 가량 매입했다. KCGI는 DB하이텍의 자사주 소각과 이사회 독립을 요구했다.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KCGI가 업무집행사원으로 설정한 케이씨지아이 한국지배구조개선 제2호 사모투자합자회사는 투자목적회사인 유한회사 캐로피홀딩스를 통해 DB하이텍 지분 7.05%(312만8300주)를 취득했다고 지난 30일 공시했다. 보유목적은 ‘경영권 영향’이라고 명시했다. 이번 지분 확보로 KCGI는 최대주주인 DB그룹 지주사인 DB Inc.(12.39%)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업계에서는 KCGI가 차기 행보로 DB하이텍을 점찍었다는 평가다. 앞서 KCGI는 지난 2020년 대한항공-한진칼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주행동주의를 이끈데 이어 최근엔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주주행동으로 경영권을 확보한 바 있다.

KCGI는 “미래 성장성과 우수한 시장지위에 비해 ㈜DB하이텍의 기업가치는 극도로 저평가돼 있다”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반하는 결정들이 있다면 경영진과 협의를 통해 고쳐 나가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이뤄진 DB하이텍의 물적분할을 문제 삼고 나섰다. KCGI는 “최근 물적 분할과 관련한 논란과 자사주 매입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피해가려는 대처라면 이는 매우 근시안적 지배구조 개편이다”며 “DB Inc.는 자사주 매입·소각 및 자체 재원 마련을 통한 지분 추가 매입이나 주주총회 결의에 따른 주식교환 등을 통해 정당한 방법으로 지분율을 확대해 지주회사 전환을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분할은 시급을 다투는 일이 아니므로 시간을 두고 충분한 협의와 설득과정을 거친 후, 주주총회에서 지배주주가 제외된 일반주주들만의 표결을 구하는 절차를 통해 의사결정을 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 등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을 통해 대주주만을 위한 의사결정이 되지 않도록 견제와 감시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정당한 주주권 행사를 위한 합리적인 제도인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한편 KCGI의 지분 매입 소식이 알려지자 DB하이텍의 주가는 급등했다.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DB하이텍은 전 거래일보다 18.33% 오른 7만2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DB하이텍우는 가격 제한폭(29.95%)까지 오른 12만540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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