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 충청권 최대 신도시로…세종시 10년 성장 드라마
  • 이상욱 충청본부 기자 (sisa410@sisajournal.com)
  • 승인 2023.04.0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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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출범이후 인구 28만명 증가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오송역에 도착하면 세종시에 가까워졌음을 알리는 이정표가 눈에 띈다. 이곳에서부터 차를 타고 20분가량 더 가면 정부 부처 건물들이 도로 양옆으로 입주해 있다. 세종시는 2012년 7월1일 출범한 행정중심복합도시이자 국내 유일 특별자치시다. 

충남 연기군 시절 드넓은 벌판이었던 이곳에는 정부 세종청사와 고층 아파트가 들어섰다. 세종시는 충청권 도시를 묶어 국내 최대 신도시로 조성됐고, 지금까지 43개 중앙행정기관과 16개 국책 연구기관이 세종시로 이전했다. 주택 12만 가구가 공급됐다. 그동안 세종시 인구도 28만명이 늘었다.

세종시 시가지 모습 ⓒ연합뉴스
세종시 시가지 모습 ⓒ연합뉴스

세종특별자치시(시장 최민호)는 2012년 출범 후 2022년까지 10년의 주요 변화를 담은 ‘2023 시정 주요 통계’를 2일 발표했다. 이번 통계에는 기본현황과 재정, 산업·경제, 교육·문화 등 8개 부문 29개 현황이 담겼다. 

세종시 인구는 2012년 7월 출범 당시 10만751명에서 2022년 12월 38만8927명으로 28만8176명이 증가했다. 인구성장률은 2015년이 35.0%로 가장 높았다. 인구수는 계속 늘었지만, 성장률 증가폭은 점차 감소했다. 주변 충청권 자치단체가 세종시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수도권 인구 분산 역할을 기대했던 세종시가 충청권 인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면서다. 실제 세종시 출범 이후 지난해 말까지 대전·충남·충북에서 세종으로 주소를 옮긴 시민은 10만명을 넘어선다. 그동안 증가한 세종시 인구의 다수가 충청권 주민이라는 얘기다. 

세종시 예산 규모는 2013년 5954억원에서 2022년 1조9213억원으로 1조3259억원이 증가했다. 인구가 지속 증가면서 지방세 또한 2165억 원에서 8605억 원으로 늘었다. 사업체 수는 6640곳에서 3만478곳으로 늘었다. 종사자 수는 일자리(사업체)가 늘어난 만큼 4만6512명에서 15만2974명으로 증가했다. 

유치원에서 대학원까지 포함한 학교 수는 2013년 75곳에서 2022년 179곳으로 증가했으며, 학생 수도 2013년 4만2412명에서 2022년 8만8459명으로 늘었다. 도서관은 2012년 1곳에서 2022년 15곳으로 증가했고, 문화생활을 위한 영화상영관은 2012년 1곳(5관)에서 2022년 6곳(26관)으로 늘었다. 

의료 기반시설도 큰 폭으로 확충됐다. 2012년 167곳이던 의료기관은 종합병원 2곳을 포함해 2022년 580곳으로 늘어났다. 의료인력도 279명에서 2033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녹지 공간인 생활권 도시공원은 2012년 22곳에서 2022년 102곳으로 증가했다. 아동친화도시 세종에 걸맞게 어린이 공원이 52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근린공원 48곳, 소공원 2곳 순으로 나타났다. 세종시 관계자는 “도심 속 허파인 도시공원도 대거 확대되면서 시민들의 산책을 책임지고 있다”고 했다. 

일반가구 수 대비 총 주택수를 나타내는 주택보급률은 2015년 기준 123.1%에서 2021년 107.5%로 감소했다. 주택 재고 지표는 안정화되는 셈이다. 그러나 3년 전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크게 올랐다가 지난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곳도 세종이다. 2021년 1월 9억6300만원에 거래됐던 ‘도램15단지 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5억1500만원에 중개 거래됐다. 2020년 11월 11억2000만원을 찍었던 다정동 ‘가온4단지e편한세상푸르지오’ 전용 84㎡ 역시 지난해 12월 6억4000만원으로 절반 정도 빠진 채 거래됐다. 3월30일 기준 올해 1분기(1~3월) 세종 아파트 매매 건수가 1232건으로 집계되면서 전년동기(617건)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해 실거래가 상승 조짐을 보였다. 

자동차 등록현황은 2012년 4만7760대에서 2022년 19만3711대로 14만5951대 증가했다. 세종시는 주차난 해소를 위해 늘어난 차량만큼 주차장을 증설했는데, 2012년 40곳(1266면)인 주차장을 무려 7974곳(21만1819면)으로 늘렸다. 시민의 발이 되는 시내버스와 간선급행버스(BRT) 등 대중교통은 2012년 41대에서 2022년 350대로 늘었다. 

세종은 아직까지 교통망이 부족하고 입법·행정 핵심 기관이 이전하지 않아 외연 확장이 어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세종시민들은 정부가 세종시의 실질적 수도 기능을 확립하고,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을 통해 지역 간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에 기대를 걸고 있다. 

채수경 세종시 기획조정실장은 “2023 시정주요통계를 2012년 7월 출범 당시부터 2022년 12월 말까지 10년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작성했다”라며 “앞으로도 매년 정책과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세종통계포털 등에 게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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