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재판’ 트럼프에 쏠린 관심…바이든 “노 코멘트”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4.05 13:4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정 출두’ 취재에 헬리콥터·인기 앵커 투입
NYT “바이든, 트럼프 술수 경계하며 거리두기”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기소인부절차 하루 전인 3일(현지 시각) 뉴욕 트럼프타워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AFP=연합뉴스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기소인부절차 하루 전인 3일(현지 시각) 뉴욕 트럼프타워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각) 법정에 출두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다시 선 가운데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노 코멘트’를 고수하며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3일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자택을 떠나 4일 오후 뉴욕 맨해튼 형사 법정에 서기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약 48시간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사였다.

미국 주류 언론사들은 일제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취재 역량을 총동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동을 중계하기 위해 헬리콥터가 동원되는가 하면 CNN은 맨해튼 5번가에 중계 방송 세트를 설치했고, 방송사마다 최고 인기 앵커가 투입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런 미디어의 관심을 크게 즐기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존재감은 2021년 퇴임 이후 의회난동 사태와 맞물리면서 하락세를 탔고, 트윗 한 줄로 세계 정세를 쥐락펴락하던 SNS 영향력도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이날 ‘역사적 기소’의 중심 인물이 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한번 ‘주연’으로 발돋움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주류 SNS에서 퇴출된 이후 자체적으로 만든 ‘트루스소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평소 미국발 방문 수가 20만 건 정도에 불과하던 트루스소셜은 지난달 18일 ‘곧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게시글 이후 방문 수가 40만 건으로 급증했다. 그가 실제로 기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에도 트루스소셜의 방문자 수가 크게 늘었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일이 잘 풀리고 있다’는 식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지만, 미 전·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형사 재판을 받게 된 데 따른 부담감도 관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피고인석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을 전하면서 “분명히 심각한 표정”이라고 보도했고 NBC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얼굴에서 그 무게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그가 법원에 입·퇴장하면서 소감 등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으나 실제로 그는 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외신들은 평소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과거 모습과는 달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디어를 휩쓰는 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트럼프 기소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가 결정된 이후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노 코멘트하겠다”, “트럼프와 관련해 코멘트하지 않겠다” 등으로 답을 회피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 측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 한 마디라도 언급했다간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술수에 말려들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겨냥한 기소가 ‘정치적 마녀 사냥’이라고 주장한다.

NYT는 관계자들의 발언을 빌어 바이든 대통령이 이 사안과 거리를 둔 채, 상대적으로 차분하고 유능한 모습을 보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