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의 탈출’ 이어지는 수단…“주변국 난민 위기 고조”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4.2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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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발생 일주일 만에 주변국으로 수만 명 피신
WFP “차드로 넘어온 피란민 대부분 여성·어린이”
북아프리카 수단의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간 유혈 충돌이 발생한 지 닷새째인 19일(현지 시각) 수도 하르툼에서 주민들이 피난을 떠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북아프리카 수단의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간 유혈 충돌이 발생한 지 닷새째인 19일(현지 시각) 수도 하르툼에서 주민들이 피난을 떠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쿠데타 정권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의 무력 분쟁이 계속되는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이웃 국가들로 향하는 탈출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세계 각국이 헬리콥터와 비행기 등을 동원해 자국민과 외교관 등을 대피시키는 것과 대조적으로 수단인들은 주로 육로를 이용하며, 탈출에 성공하더라도 난민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3일(현지 시각)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 15일 분쟁이 시작한 이후 일주일 동안 2172명이 이웃국 남수단으로 피신했다고 밝혔다.

NYT는 남수단 국적자들인 피난민들이 몰리면서 남수단 내 난민 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남수단에는 이미 약 27만5000명의 수단 난민이 모여 있다. 이들은 대부분 남수단이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초기 분쟁이 이어지던 2011∼2013년에 피신한 사람들이다.

수단의 서쪽으로 국경을 맞댄 차드에도 피난민이 몰리고 있다.

dpa통신에 따르면, UNHCR은 무력 분쟁 발생 일주일 만에 최대 2만 명의 수단인이 차드로 피신했으며, 수천 명이 분쟁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다고 밝혔다.

세계식량계획(WFP)은 더 많은 수단 난민이 국경을 넘어 차드로 넘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피에르 오노라 WFP 차드 사무소장은 로이터통신에 “이미 분쟁 전에 40만 명의 수단 난민이 차드 국경 주변 14개 캠프에 흩어져 있었다”며 많은 난민이 추가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드로 국경을 넘어온 사람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들이며, 상당수가 폭력과 집·마을이 파괴되는 고통을 당했다면서 “WFP는 최소 10만 명의 난민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단인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일부 수단인들은 북부의 국경도시 와디할파로 이동해 이집트로 건너가는 방안을 모색한다. 수도 하르툼에서 와디할파까지는 버스로 12시간 거리다. 홍해를 건너 사우디아라비아에 닿을 계획으로 수단 동부 포트수단으로 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피난길은 갈수록 위험해지고 있다. 피난 행렬이 이어지던 하르툼에서 와드 마다니로 이어지는 약 190㎞ 거리 육로는 지난 주말 사이 정부군과 RSF의 교전 여파로 길이 끊어졌다.

NYT는 수단인들이 소셜미디어로 국경까지 가는 버스비, 국경을 넘는 어려움, 피난길의 안전 수준 등 각종 탈출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나, 인터넷이 갈수록 불안정해져 정보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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