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암살 시도’ 둔 러시아와 미국의 ‘진실게임’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05.05 14:5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크렘린궁 “드론 공격 배후, 우크라 아닌 미국이 분명”
백악관 “공격과 무관…배후 주장은 뻔뻔한 거짓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3년 1월4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고르시코프 제독함에서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치르콘’이 발사되는 모습을 비디오를 통해 보고 있다. ⓒEPA=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3년 1월4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고르시코프 제독함에서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치르콘’이 발사되는 모습을 비디오를 통해 보고 있다. ⓒEPA=연합

러시아 크렘린궁이 드론(무인기) 공격을 받은 가운데 그 배후를 두고 러시아와 미국 간 설전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러시아가 ‘드론 테러’ 배후로 미국을 지목한 데 대해 백악관은 “명백하고 뻔뻔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미국은 한발 더 나아가 드론 공격이 러시아의 자작극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4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크렘린궁 드론 공격과 관련해 “우리는 이 일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2일 밤 우크라이나가 크렘린궁을 드론으로 공격했다면서 “이 테러 행위에 대한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미국이 내리는 것을 알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실행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종종 표적을 지정하는 것도 알고 있다”며 “미국은 우리가 이를 안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드론 테러’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생명을 노린 암살 시도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테러를 감행한 배후에 강도 높은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커비 조정관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페스코프의 거짓말과 달리 어떤 식으로든 미국이 이번 일에 연루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그것은 거짓말일 뿐이며, 이는 매우 명확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커비 조정관은 CNN 방송에도 출연해 “우린 우크라이나가 그들 국경 밖으로 공격을 가능하게 하지도, 권고하지도 않았다”고 일축했다. 그는 “미국은 크렘린궁에 대한 드론 공격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에 관한 정보가 없다”며 “솔직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크렘린궁이 피격됐다는 러시아의 주장도 믿지 못하는 모습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향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해 ‘자작극’을 벌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커비 조정관은 “지난 48시간 동안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순항미사일과 드론 등의 공격을 퍼부었고, 어제 23명의 무고한 시민이 주거지에서 숨졌다”며 “이들은 의도적으로 폭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처음부터 이 전쟁을 서방 대 러시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 러시아, 미국 대 러시아의 싸움으로 그리려 했다”며 “이번 일은 푸틴이 그런 프레임을 씌우려는 것에 완벽히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