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경제성장률 석달 만에 하향조정…1.6%→1.4%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5.2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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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대비 0.2%p↓…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5% 유지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신축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 발표보다 0.2%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5%로 유지됐다. 

한은은 25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낮췄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원인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부진,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인상에 따른 성장세 둔화 흐름 등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 분기 대비·속보치)은 0.3%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0.4%)의 역성장에서 탈출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경상수지도 1~2월에 적자를 기록하고 3월 가까스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 민간소비가 0.5% 증가했지만 전체 경기 반등을 이끌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1분기 순수출(-0.1%포인트)은 여전히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한파와 대중국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출은 지난 4월까지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올해 누적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95억4800만 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 무역적자(478억 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 설비투자(-0.4%포인트)도 마이너스 성장기여도를 보였다.

수정 후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1.4%는 최근 국내외 기관들 사이에 '대세'로 자리 잡던 1.5%보다도 낮은 것이다. 이 전망치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0.8%)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이너스 성장한 2020년(-0.7%)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달 4일 '2023년 아시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했고,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 민간 연구소인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이달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해 1.5%를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11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5%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국금융연구원(1.3%),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1.1%), 일부 해외투자은행 등은 우리 경제가 올해 한은 전망치인 1.4%보다 낮은 성장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3.5%로 유지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중반기 국제유가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올해 중반 물가상승률이 잠시 2%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고, 연간으로는 3%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3.7%로 지난해 2월(3.7%) 이후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앉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근원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월 4.6%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면서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한은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3.5%)는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훨씬 웃도는 만큼 올해도 고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흐름 자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면 지난해(5.1%)와 2011년(4.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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