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한컴 회장 시세조종 의혹 수사 급물살…쟁점은?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3.06.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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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 소환조사 초읽기…시세조종과 비자금 조성 집중 추궁 예상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 ⓒ연합뉴스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 ⓒ연합뉴스

암호화폐 아로와나토큰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상철 한글과컴퓨터(한컴) 회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최근 아로와나토큰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한컴그룹 비서실장 격인 이모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했다.

한컴 내부에서 이사 직함을 달고 지난 10여 년간 김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이씨는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경찰은 지난해 7월과 8월 계좌 압수수색과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김 회장이 아로와나토큰의 실소유주라는 의혹과 비자금 조성 과정에 김 회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집중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로와나토큰은 한컴 계열사인 한컴위드 투자 소식이 알려면서 2021년 4월20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상장한 직후 급등했다. 30분 만에 코인당 가격이 50원에서 5만3800원으로 1075배 치솟았다. 이후 가격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특정 세력에 의한 시세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김 회장이 보유한 아로와나토큰은 4.5억 개로 추산됐다. 당초 이는 225억원 규모였지만, 상장 당일 시가 총액이 24조2100억원까지 치솟았다. 일각에서는 이를 통해 김 회장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시세 차익을 올렸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이 아로와나토큰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지난해 10월 아로와나토큰 실소유주를 김 회장으로 하는 이면계약이 있고 토큰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는 아로와나토큰 개발사인 엑스탁의 박진홍 전 대표와 비자금 조성 방법에 대해 상의하라는 언급도 있었다.

경찰은 조만간 김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번 이씨 소환에 앞서 정아무개 아로와나테크 대표 등 아로와나토큰 사업 관련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컴은 줄곧 김 회장의 아로와나토근 관련 의혹들을 부인해왔다. 한컴 측은 김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담긴 녹취록과 관련해 제보자가 금전적인 요구를 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악의적으로 김 회장과의 대화 내용을 왜곡해 편집했다고 주장했다.

또 아로와나토큰 가격 폭등으로 김 회장이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뒀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로와나토큰 상장 당시 에어드랍으로 유통된 150만 개와 위탁판매사에 지급한 850만 개 외에는 지갑에 그대로 있었고 재단에서 유통한 물량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아로와나재단 관계자는 “아로와나토큰은 한컴그룹 각 계열사 간 플랫폼 구축이나 활성화를 위한 수단”이라며 “관계사 정관이나 계약서 등에 의하여 토큰의 유통으로 임직원이 개인적 이득을 취할 수 없도록 엄격하게 제도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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