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당뇨병 합병증 조심!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 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7.17 12:05
  • 호수 1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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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 유지, 정기적 혈당 관찰, 한낮 더위 피하기,약물 보관 등에 신경 써야

올여름은 역대급 더위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이 더운 여름을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한 숙제 중 하나다.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여름철 당뇨병 환자에게 생기는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탈수다.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 소변 배출이 증가해 몸의 수분을 잃는다. 여기에 더해 더위로 인한 땀 분비 증가로 탈수가 생기기 쉽다. 탈수가 혈당을 더욱 높여 악순환이 유발될 수 있어서 문제다.

또 다른 문제는 혈당 불균형이다. 여름철 신체활동과 식단의 변화는 혈당을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하게 만든다. 시원하고 달콤한 음료를 섭취하면 혈당 수치가 급상승하고, 준비 없이 신체활동을 하면 혈당 수치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혈당 변동성이 높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경우 몸의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합병증이 더 쉽게 진행된다. 무엇보다도 혈당 변동 폭이 큰 경우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문제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은 열사병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있는 환자는 발한 장애, 자율신경계의 혈류 조절 기능 장애, 더위와 추위에 대한 감각 기능 저하, 체온 자체를 조절하는 자율신경 기능의 문제가 동반돼 몸의 체온 조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럴 때 심한 발한, 쇠약감, 축축한 피부를 특징으로 하는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열사병·케톤산증·요로감염도 증가

그다음은 잘 알려져 있으면서도 중대한 합병증인 당뇨병성 케톤산증(DKA)이다. 체온이 높은 상태에서는 신체가 지방을 빠른 속도로 분해해 케톤을 생성할 수 있다. 케톤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혈액의 산증(산성으로 기우는 상태)으로 인해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DKA의 증상은 과도한 갈증, 잦은 배뇨, 메스꺼움 및 과일향이 나는 호흡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간과하기 쉬운 합병증 중 하나는 요로감염이다. 당뇨병 환자는 요로감염에 더 취약하다. 여름에는 탈수로 인해 소변이 더 농축돼 세균 성장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젖은 수영복을 장기간 착용하는 등의 생활방식이 요로감염 위험을 증가시킨다. 그렇다면 이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는 여름을 안전하게 지내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는 수분 유지다. 비뇨기 계통의 장기를 잘 씻어내고 탈수를 피하기 위해 충분한 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혈당 관찰이다. 특히 신체활동을 늘리거나 식단을 변경하는 경우 혈당 수치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더위가 가장 극성인 시간에는 실내에 머무르며,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운동은 되도록 하루 중 선선한 시간에 하도록 하고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 있는 탄수화물 음식이나 음료를 지닌 상태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약물(인슐린이나 GLP-1 수용체작용제 등) 보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필요하다. 만약 약물들을 사용하는 경우 고온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서 약물이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태를 예방해야 한다. 약물이 라벨에 적혀 있는 지시 사항에 따라 잘 보관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요로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소변을 너무 오래 참아서는 안 되며, 물놀이 등을 하고 난 후에 젖은 수영복은 즉시 갈아입는 게 좋다. 

이와 같은 합병증에 대한 정보와 대책을 이해하고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문제가 생길 경우 도움이 된다. 여름은 즐거운 계절이지만 당뇨병 환자에게는 경계심을 가져야 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잠재적으로 생길 수 있는 합병증과 예방법을 이해하면 즐겁고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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