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화장이나 속눈썹 염색, 안구건조증에 악영향”
  • 구자익 인천본부 기자 (sisa311@sisajournal.com)
  • 승인 2023.07.2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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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휴 나은병원 안과 과장 “제 때에 치료해야 시력저하 예방”
“잦은 컴퓨터·휴대전화기·공기청정기·선풍기 노출에 주의해야”

컴퓨터나 휴대전화기로 작업이나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눈이 시리거나 이물감, 피로감을 자주 느끼게 된다. 공기청정기나 선풍기에 쉽게 노출된 사람들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럴 경우 안구건조증을 의심해야 하다. 

안구건조증은 제 때에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이 심각하게 저하될 수도 있다. 나은병원 남상휴 과장으로부터 안구건조증의 증상과 원인, 치료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인천 나은병원의 남상휴 안과 과장이 안구건조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구자익 기자
인천 나은병원의 남상휴 안과 과장이 안구건조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구자익 기자

안구건조증이란 무엇인가.

“안구건조증, 즉 건성안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접근한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2017년에 국제학회 ‘TFOS(Tear Film & Ocular Surface Society)’ 에서 정의한 것은 ‘눈물층의 항상성이 손실돼 눈의 불편한 증상을 일으키는 안구 표면의 다요인성 질환으로, 눈물층의 불균형과 고삼투성 변화, 안구 표면의 염증과 손상, 그리고 각결막 신경 감각의 이상 등을 병인으로 하는 질환’이다. 정의가 굉장히 복잡하다. 간단히 얘기하면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눈물막이 불안정해지고, 이로 인해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어떤 증상들이 나타나는가.

“건성안은 개인에 따라 매우 광범위한 증상을 유발한다. 건성안의 상태와 완벽하게 연관되는 대표적인 단일 증상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주로 이물감이나 찌르는 것 같은 통증, 작열감, 가려움, 뻑뻑함, 쓰라림, 눈부심, 안구 피로감, 안구 압박감, 눈물흘림, 시력저하, 눈꺼풀이 무거운 느낌 등 다양한 주관적 증상을 호소한다.”

시력에 영향을 주는가.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눈물막의 불안정성은 시력의 저하 및 변동성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외래에서 환자분들께 눈물막도 하나의 안경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잘 안보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안구건조증 환자들은 원거리 및 근거리 시력, 대비민감도 등이 저하된다. 이는 눈물막의 불안정성이 각막의 고위 수차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주요 원인을 설명해 달라.

“현재 알려진 안구건조증의 가장 주된 원인은 마이봄샘 기능장애다. 주로 서양인보다는 동양인에서 많이 발생한다. 말 그대로 마이봄샘의 기능이 저하된 것이다. 마이봄샘은 속눈썹 뒤쪽에 배출구가 있는 샘이다. 눈물층의 지질층을 형성해 눈물의 증발을 지연시키고, 눈물층을 두텁게 하면서 안구 표면 윤활 기능으로 눈물막의 안정성에 기여한다. 마이봄샘 기능장애는 바로 이 배출구가 있는 말단 도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원인은 연령이나 남성호르몬의 감소 및 여성호르몬의 증가, 안검염, 컨택트 렌즈 사용, 고지혈증, 알레르기 결막염, 자가면역질환 등이 있다. 이들 중 연령과 호르몬에 의한 원인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눈 화장도 영향을 끼친다. 눈 화장에 사용되는 아이라이너 등에 의해 작은 마이봄샘의 폐쇄를 유발하고 눈물막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진다고 보고된 적이 있다.”

자가진단법이 있는가.

“집에서 간단히 증상으로 자가진단해볼 수 있다. 주요지표는 ‘①눈에 이물감이 있다. ②눈이 뻑뻑하다. ③눈이 빨리 피로해져서 책, 핸드폰, 컴퓨터를 오래 못한다. ④잦은 충혈이 있다. ⑤평소 잘 사용하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기 어렵다. ⑥눈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 ⑦빛에 민감하고, 눈부심 현상이 자주 있다. ⑧냉·난방기를 사용하는 곳에서 눈물이 자주 나온다’ 등이다. 이 중 4개 이상의 증상이 있다면 안과에 방문해 안구건조증 검사를 통해 관리하고 치료받는 것이 눈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병원에선 어떻게 진단하는가.

“병원에서는 다양한 장비와 방법으로 안구건조증을 진단한다. 기본적인 세극등 검사로 각막, 결막 표면의 상태, 눈꺼풀의 상태 및 마이봄샘 개구부의 폐쇄 정도를 평가한다. 눈물이 고인 높이(눈물띠)와 눈물막 파괴시간 검사, 마이봄샘의 소실 정도를 보여주는 마이보그래피, 눈물 지질층의 두께와 안정성을 평가한다. 눈 깜빡임의 완전성도 측정한다. 추가적으로 눈물의 삼투압과 안구 표면의 염증 정도를 측정해 환자의 안구건조증의 정도를 파악하고, 건조증의 원인을 분석한다.”

치료법에 대해 설명해 달라.

“원인을 파악해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흔히 많이 사용하는 히알루론산 성분의 인공눈물은 다 같은 것이 아니다. 농도별로 0.1%, 0.15%, 0.18%, 0.3% 등 다양하게 있다. 주로 농도가 진할수록 잔류시간이 길어지나 시야 흐림, 점안 시 이물감 등을 호소할 수 있다. 증상에 맞게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눈물이 부족한 경우, 눈물점마개를 사용해 눈물을 오래 머무르게 하는 치료를 할 수 있다. 쉽게 ‘눈물이 내려가는 하수구를 막는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마이봄샘 기능장애에 대해 직접적인 물리적 치료를 많이 한다. 막혀 있는 도관을 물리적으로 뚫어주는 방법이다. 포셉으로 눈꺼풀을 잡고 물리적으로 짜주는 게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최근에는 피부과에서 여드름, 기미, 주근깨 등을 제거하는 레이저(IPL)를 안과용으로 사용한다. 순간적으로 눈꺼풀의 온도를 높여 마이봄의 점도를 낮추고, 막힌 도관을 뚫어 마이봄샘 기능장애를 치료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또 리피플로우(Lipiflow)를 사용하기도 한다. 눈꺼풀 위와 아래에 끼워 눈꺼풀에 열전달 및 마이봄샘을 짜주는 역할을 하는 장비다.”

합병증이 있는가.

“일반적으로 안구건조증을 방치할 경우, 안구 불편감 및 시력저하를 초래할 수 있으나 치료를 하면 개선될 수 있는 증상이다. 반복 각막 짖무름이나 쇼그렌 증후군,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같이 선행하는 각막 질환이 있는 경우, 안구건조증을 제때에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시력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인공눈물로 치료가 가능한가.

“약국에서 판매하는 인공눈물도 일시적인 안구건조증의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나트륨(CMC) 계열 인공눈물의 경우, 각막상피세포에 결합해 경도~중등도 건성안 조절에 효과적이다. 다만, 중등도 이상의 안구건조증이나 인공눈물을 넣어도 호전이 없는 경우, 안구건조증이 오래된 경우 등은 안과에 내원해 안구건조증의 원인을 찾고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생활습관으로 예방할 수 있는가.

“생활습관으로도 안구건조증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먼지가 많은 곳은 피하고, 건조하지 않게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눈꺼풀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눈 찜질팩을 사용하거나, 따뜻한 수건을 눈 감은 상태로 10분 정도 눈 위에 올려놓고 따뜻하게 해주는 온열 찜질을 하루 1~2회 반복하는 것, 눈꺼풀 청결제를 사용해 눈꺼풀 테 주변을 닦아주는 것도 안구건조증에 매우 효과적이다. 또 일이나 공부, 독서 등 집중해서 눈을 쓰는 상황이 되면 누구나 눈을 오랜 시간 깜빡이지 않게 되어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안구건조증이 있는 사람은 미리 인공눈물을 점안하거나,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여줘야 눈을 보호할 수 있다. 속눈썹 염색이나 화장은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가급적 피하고, 염색, 드라이어, 스프레이 등의 사용도 적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 있는가.

“안구건조증에서 식이 및 영양 보충이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오메가-3가 함유되어 있는 호두, 치아시드, 콩, 참치, 연어, 고등어와 오메가-6가 함유된 홍화씨유와 옥수수기름은 안구건조증의 병인과 관련된 주요한 염증인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억제해 눈물과 안구 표면의 안정성 유지에 효과적이다. 또 항산화제(베타 카로틴, 비타민 E, C, B6, D, 아연, 구리) 성분이 풍부한 블루베리, 짙은 녹색 채소, 현미 등의 식품도 안구건조증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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