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 보조제는 효과적이고 안전할까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 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8.29 12:05
  • 호수 1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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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S 등에 뱃살·내장지방 제거에 효과적이란 광고 봇물
효과보다는 오히려 부작용 위험 더 커

최근 SNS(소셜미디어)를 보면 유명인들을 모델로 내세운 채 체중 감량, 뱃살 제거, 내장지방 제거 등에 좋다는 보조제 광고가 허다하다. 체중 감량 보조제는 ‘안전하고’ ‘자연스럽게’ 체중을 줄일 수 있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이런 보조제가 효과적인지 그리고 안전한지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체중 감량 보조제로 많이 소개되는 대표적인 성분은 곤약(글루코만난)·복합 리놀렌산(CLA)·가르시니아 캄보지아·녹차 추출물·시서스·포스콜린 등이다. 곤약은 물과 결합해 젤처럼 부풀어 포만감을 주고 식사량을 줄여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고, CLA는 체내 지방세포 크기와 수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포스콜린은 지방산 분해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고, 가르시니아 캄보지아의 주성분인 HCA(하이드록시 시트릭산)는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합성되는 데 필요한 특정 효소를 차단해 지방 합성을 억제하고 식욕을 줄여주며, 시서스는 지방 흡수를 감소시켜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차 추출물은 주성분이 카테킨과 카페인인데 카테킨 중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GCG)가 주요 카테킨 성분이다. 카페인은 에너지를 증가시키고 신진대사를 촉진할 수 있는데, EGCG와 카페인의 조합은 지방 분해를 촉진하고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켜 체중 감소를 돕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체중을 감량한다는 보조 제품 ⓒ시사저널 박정훈

2~3개월에 1kg 내외만 감소될 뿐

보조제 성분들은 이런 이론적 배경이 있고 동물실험에서 그 효능이 확인된 바 있다. 그러면 사람에게서는 어느 정도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었을까?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곤약은 0.79kg, CLA는 0.05kg, 녹차 추출물은 1.78kg, 가르시니아 캄보지아는 1.34kg의 체중 감소를 보였다. 포스콜린의 경우 하루 두 번 250mg을 복용한 과체중 및 비만 남성에서 체지방률과 체지방량이 감소했으나 체중은 크게 변하지 않았고, 시서스의 경우 2006년 연구에서 체중·체지방·허리둘레가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나 2021년 연구에서는 체지방량이나 체지방률이 줄어들지 않았다. 보통 연구 기간이 8주~10주여서 기대만큼 두드러진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는 데는 부족한 셈이다.

문제는 이 보조제 성분들이 안전한가 하는 점이다. 2016년 세계소화기학회지의 사례보고에 따르면 몇몇 환자가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성분이 함유된 보조제를 복용한 후에 중증 간독성을 경험한 사례가 보고됐고, 일부 환자에게는 간 이식이 필요했다. CLA의 경우 총콜레스테롤·LDL·V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어 보이지만, 동시에 HDL-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추고 염증반응 지표(CRP)나 산화스트레스 지표(PGF2)도 높일 수 있어 심장 건강에 부정적 효과를 보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콜린의 경우는 저혈압·빈맥을 유발할 수 있으며 고혈압 약제 병용 시 저혈압에 주의해야 하며 항응고제 복용 시 약물 상호작용으로 인한 출혈 경향에 주의해야 한다. 대다수 보조제는 임산부나 수유부 안전성에 관해서는 임상 연구가 부족한 편이다. 이 외에도 보조제 성분은 무수히 많다. 특정 성분의 간독성 평가는 LiverTox(livertox.nih.gov) 사이트를 참고하면 된다.  

보조제는 체중 감소를 도울 수 있는 잠재적인 이점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다양한 부작용과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 일반적으로 약과 같은 엄격한 검증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그 성분 자체와 상관없이 상품의 안전성이 항상 보장되진 않는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보조제는 체중 감소를 도울 수도 있는 하나의 도구일 뿐 마법과 같은 효과를 지니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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