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무안공항…활주로는 웃고, 이용객은 울었다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3.09.14 16:1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활주로 연장 사업 ‘순항’…전남도 국가예산 또 확보
공항 이용객 ‘전국 꼴찌’…‘동네 공항’ 오명 못 벗어

전남 서남권 관문 거점공항을 꿈꾸는 무안국제공항의 희비가 엇갈렸다. 전남도가 추진 중인 공항 활주로 연장사업은 2년 연속 국가예산 반영으로 순항하고 있다. 반면 공항 이용객은 전국 국제·국내공항 가운데 사실상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국내공항보다 이용객이 적어 국제공항임을 무색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추말리는 동네공항(空港)’ ‘무늬만 국제공항‘이라는 오명에서 쉽사리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남 서남권 관문 거점공항을 꿈꾸는 무안국제공항의 희비가 엇갈렸다. 전남도가 추진 중인 공항 활주로 연장사업은 2년 연속 국가예산 반영으로 순항하고 있다. 반면 공항 이용객은 사실상 전국 공항 가운데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국제공항 전경 ⓒ전남도
전남 서남권 관문 거점공항을 꿈꾸는 무안국제공항의 희비가 엇갈렸다. 전남도가 추진 중인 공항 활주로 연장사업은 2년 연속 국가예산 반영으로 순항하고 있다. 반면 공항 이용객은 사실상 전국 공항 가운데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국제공항 전경 ⓒ전남도

활주로 3160m로 확장…2025년 대형 항공기 운항 가능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연장 사업은 국비 예산 반영으로 순항 중이다. 14일 전남도에 따르면 정부는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연장 사업을 위해 2023년도 국가예산 326억원을 반영한 데 이어 2024년도 예산 75억원을 반영했다. 

이 사업은 2025년까지 총사업비 492억원을 투입해 길이 2800m의 현 활주로를 360m 늘여 3160m로 확장하는 것이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미주·유럽·중동 등 중장거리 노선 운항이 가능해 서남권 관문 거점공항으로 자리매김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전남도는 기대하고 있다. 

또 2025년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이 마무리돼 KTX가 무안국제공항을 경유하면 공항 이용객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무안국제공항역은 지하(1층) 역사로 전국 지방 공항 중 유일하게 공항 여객터미널과 바로 연결되는 열차역으로 건설되고 있다.

유호규 전남도 건설교통국장은 “정부의 긴축재정 등 어려운 여건에도 사업 계획 추진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했다”며 “공항 기반시설 확충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무안국제공항을 조기 활성화해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도약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이용객 14만4000명…‘무늬만 국제공항’

전남도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무안국제공항 이용객은 14만4000여명(국내선 1만여명·국제선 13만4000여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국제공항 8곳 중 이용객이 가장 적었다. 인천국제공항(3500만여명)·제주국제공항(1941만여명)·김포국제공항(1556만여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었다. 지방국제공항인 청주국제공항(229만여명)·대구국제공공항(216만여명) 보다 턱 없이 적었다. 심지어 침체에 빠진 양양국제공항(15만8000여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광주 민간·군공항과 통합이 거론되는 무안국제공항 이용객이 광주공항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광주공항 이용객 137만8000여명의 10.4%에 불과하다. 무안국제공항은 국내공항 7곳과 비교해서도, 군산공항(7만8000여명)과 원주공항(13만8000여명)보다 이용객이 다소 많을 뿐 여수공항(40만2000여명) 등 다른 5곳보다도 적었다. 전국 국제공항 8곳과 국내공항 7곳 등 총 15곳 중 거의 ‘꼴찌’나 다름없는 수준이다. 

그나마 올해 실적은 나은 편이다. 지난해 연간 이용객은 4만6000명(696편 운항)으로, 1999년 사업계획 당시 예측치(857만명)의 0.5%에 불과하다. 최근 5년 새 순손실액은 838억원으로 전국 공항 중 가장 크다.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에 가덕도신공항과 통합신공항이 각각 2029년, 2030년 개항하는데다 무엇보다 국토 서남권의 또다른 축인 전북에 2029년 새만금국제공항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반쪽짜리’ 무안국제공항이 주변 여건까지 최악인 셈이다. 

현재(7월 30일 기준) 무안국제공항 국제선의 경우 베트남 4개 노선(냐짱·다낭·달랏·호치민)과 중국 장자제, 일본 기타큐슈, 몽골 울란바토르, 필리핀 보라카이 등 5개국 8개 노선이 운항 중이거나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선의 경우 제주 주 7회, 김포노선은 주 3회 운항한다.

전남도는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 이전과 KTX 무안국제공항 경유 등이 이뤄지면 무안국제공항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도 관계자는 “광주 민간공항이 무안으로 이전하면 국내선과 국제선 연결편이 원활해져 이용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에 따라 2025년 KTX가 무안국제공항을 경유하면 타지역 주민들도 무안국제공항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당분간 중국 관광객 유치와 국제선 항공편을 늘려 이용객이 최대한 늘어 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