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4분기 수출 플러스 전환”…기업은 “3분기보다 전망 어두워”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9.2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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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기업, 수요 부진·원가 상승·단가 인하 압력 등 삼중고”
반도체 부진 속 ‘수출 효자’ 노릇 자동차마저 “수출 호조세 약화”
2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90.2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정부는 올해 4분기 수출 플러스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지속으로 4분기에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2주에 걸쳐 2000여개 업체를 조사해 산출한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90.2를 나타냈다고 20일 밝혔다. EBSI는 중간값인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무역 전망을 밝게, 낮으면 무역 전망을 어둡게 본다는 의미다.

지난 1분기 81.8까지 떨어졌던 EBSI는 2분기 90.9를 거쳐 3분기 기준선 위인 108.7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기준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수출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무역협회는 최근 가파른 유가 상승이 수요 부진, 원가 상승, 경기 둔화를 초래하여 수출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렌트유, 두바이유 등 국제 유가는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어섰다.

4분기 15개 품목별 EBSI를 보면 모든 항목이 100 미만으로 집계됐다. 특히 기업들은 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69.5)과 섬유·의복제품(75.5) 업종의 수출 전망이 가장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품목의 EBSI는 99.3으로 조사됐다.

올해 역대급 수출 기록을 세운 자동차·자동차 부품의 4분기 EBSI는 77.4로 조사됐다. 그간 반도체의 수출 부진 속에서 '수출 효자' 노릇을 했지만 4분기 전망이 어두워진 것이다. 세계적으로 자동차 공급 병목 현상을 초래한 차량 반도체 수급난 해소로 지연됐던 대기 수요가 대부분 해소됐고, 미국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 경쟁이 확대되면서 수출 호조세가 약화할 것으로 무역협회는 내다봤다.

김나율 무역협회 연구원은 "수출 기업이 수요 부진, 원가 상승, 단가 인하 압력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수입 원자재 할당 관세 적용을 연장 및 확대하고, 수출 기업에 무역 금융, 수출 바우처 등 실효성 있는 안전망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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