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집이란 잘 정리해서 만드는 것”
  • 조철 북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11.18 14:05
  • 호수 1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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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운을 부르는 공간에 관한 이야기 《잘되는 집들의 비밀》

연말이 다가오면서 한 해를 정리하자며 회식 자리를 열심히 찾아가는 사람들. 회식 자리 하나 정도는 안 가도 그만이라면, 그날만은 다른 궁리를 하지 말고 집 정리를 위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대한민국 대표 정리 멘토로 떠오른 정희숙씨가 최근 펴낸 《잘되는 집들의 비밀》을 보고 문득 밀려든 생각이다. 정씨는 엄마로 살다 마흔 살이 돼 정리 분야의 일을 시작했다. 외국 번역서를 읽으며 공부했지만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걸 깨닫고, 정희숙만의 한국형 정리법을 세우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지금까지 총 5000여 가구, 1만 명 이상의 사람을 만나 정리 노하우를 쌓았다. 단순히 물건을 정리하고 수납하는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사는 공간을 더 효율적이고 조화롭게 활용하도록 돕는 공간 컨설턴트로 거듭난 정씨는 집을 정리하는 일이 우리 삶을 얼마나 더 풍요롭게 변화시키는지 수없이 목격했다.

잘되는 집들의 비밀|정희숙 지음|포레스트북스 펴냄|256쪽|1만8000원
잘되는 집들의 비밀|정희숙 지음|포레스트북스 펴냄|256쪽|1만8000원

“잘 정리된 집에서는 단단한 바닥을 밟고 걷는 듯 안정감과 확신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인간관계, 돈, 성공 등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씨에게 집을 정리하는 일은, 우리에게 중요한 공간을 돌아보는 일이고, 나와 가족을 위한 보금자리를 가꾸는 일이기도 하며, 더 나아가 우리의 마음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 알아차리는 과정이라고 한다.

“정리는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라 공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분야다. 공간을 다루다 보면 시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공간과 시간에 대한 생각은 궁극적으로 삶의 문제와 만나게 된다. 정리의 마지막 종착역은 ‘삶’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리는 기술적인 부분도 포함하고 있지만 더 나아가 삶의 태도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집을 정리하는 일은 단순히 짐을 정리하는 일이 아니다. 방치한 공간을 보살피고, 죽어있던 공간을 살려 우리 삶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고차원적인 활동인 것이다. 실제로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내가 아마존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능력은 집을 정리하면서 배웠다”고 말할 정도로 집 정리가 가지는 효용에 깊이 공감했다.

정리를 원래 못하는 사람은 없다고, 정씨는 강조한다. 정리를 못한다고 생각하며 안 했을 뿐이고, 안 하다 보니 관심을 갖지 못했을 것이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집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라며, 혹시 지금까지 정리를 못 하는 사람으로 자신을 생각해 왔다면 이제라도 관심을 가지기를 바란다.

“한 가지 사건도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일이 되는 것처럼, 같은 공간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공간이 된다. 결국 공간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의 것이고, 쓰는 사람의 손길과 의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좁은 공간을 넓게 쓰는 기적의 마법은 단연코 ‘정리’다. 지금 당장 일어나 집 안을 둘러보자. 우리 집은 자유롭게 숨을 쉬고 있는가? 아니면 물건으로 가득 차서 숨도 못 쉴 지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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