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양궁’ 더 높은 곳 향해 화살 쏜다…정의선, '신기술 도입' 활시위 당겨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3.12.01 16:2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행사서 “양궁 사회 기여방안 고민·실천해야”
스포츠 과학화·우수선수 육성 시스템 체계화…글로벌 인재 육성 나서
여자 양궁 대표팀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경기 장면 ⓒ연합뉴스
한국은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23 아시아양궁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하며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모두 확보했다. 사진은 여자 양궁 대표팀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경기 장면 ⓒ연합뉴스

대한양궁협회가 한국 양궁 60주년을 맞아 ‘글로벌 양궁 리더’ 도약을 목표로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1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서울 호텔에서 대한양궁협회 주관으로 ‘2023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고 밝혔다.

한국 양궁은 1963년 국제양궁연맹 가입을 기점으로 태동했다. 1983년 대한양궁협회 설립 이후 올림픽 최초 여자 단체전 9연패, 올림픽 최초 전종목 석권 등의 역사를 이뤄낸 바 있다. 한국 양궁의 여정을 돌아보고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대한양궁협회장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김재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양궁 전·현직 선수 등 400여 명이 참여했다.

정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한국 양궁 60주년을 맞아 지난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그리기 위해 모였다”며 “양궁은 중장기적으로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을 계속 해야 하고, 양궁이 한국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지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양궁협회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원칙으로 혁신에 앞장서 그에 걸맞은 사회적 역할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일 오전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한국 양궁 60주년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일 오전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한국 양궁 60주년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한국 양궁 발전을 위한 지원도 약속했다. 정 회장은 “최고 자리까지 올라가는 것은 너무나 힘들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더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 준비해 공정하게 경쟁했는데,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쳐도 괜찮다”고 언급했다. 또 “양궁인이 더 큰 포부와 꿈을 안고 앞으로 나아가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하계 올림픽 방문도 약속하는 등 양궁 경기에 대한 직관 의지도 내비쳤다.

이날 협회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에게 협회 회장 재임 당시 주요 사진들로 제작한 특별 공로 감사 액자를 헌정했다. 장녀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과 차녀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이 헌정 액자를 대신 받았다. 정 명예회장은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해 인재 발굴과 장비 국산화 등을 통해 한국 양궁의 저변을 확대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현재도 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협회는 한국 양궁에 공로가 있는 선수와 지도자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1950년대 말 한국에 양궁 보급을 시작한 체육 교사 고(故) 석봉근씨와 김진호, 서향순, 김수녕 등 역대 메달리스트에게 공로패와 감사패가 수여됐다.

1일 오전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한국 양궁 60주년 행사에서 감사패 수상자들이 대한양궁협회장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다섯 번째)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전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한국 양궁 60주년 행사에서 감사패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협회의 다음 계획은 양궁의 대중화와 글로벌 인재 육성이다. 또 정 회장을 주축으로 양궁 선수와 국제 심판,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한 다각적 지원을 추진하고 국가간 양궁 교류도 확대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현재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을 5차례 연속 연임 중이다.

200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선임된 정 회장은 협회 재정 안정화와 스포츠 과학화를 통해 경기력 향상과 우수선수 육성 시스템 체계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협회는 ‘투명성’을 강조한다. 지연이나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을 막고, 철저하게 경쟁을 통해 국가대표를 선발하고 있다.

2013년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하고, 초등학교와 중학교 등에 양궁 장비 등을 지원하면서 인재 육성에도 나선 바 있다. 또 유소년 대표(초등학교)-청소년 대표(U16)-후보 선수(U19)-대표 상비군(U21)-국가대표로 이어지는 선수 육성 시스템도 체계화했다. 협회는 학교 체육 수업에 양궁을 포함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생활 체육대회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2016년 리우올림픽 때부터는 인공지능(AI), 비전인식, 3D 프린팅 등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기술을 양궁 장비와 훈련에 도입한 바 있다. 향후 더 고도화된 신기술을 적용해 한국 양궁의 경기력을 향상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